누나를 살해한 뒤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농수로에 유기한 남동생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태운)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남동생 A(2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기간 열흘을 연장하지 않은 채 재판에 넘겼다.
B씨의 시신을 10일 동안 아파트 옥상에 방치하고 지난해 12월 말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은 뒤 렌터카에 싣고 석모도의 농수로에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매의 어머니는 남동경찰서 관할 지구대에 지난 2월14일 딸 B씨의 가출신고를 했으나 A씨가 누나로 위장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지난달 1일 가출신고를 취소했다.
조사결과 A씨는 범행 후 누나 B씨의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해 자신과 부모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 가출 신고를 취소하게 했다.
남동생은 최근 B씨의 장례식에서 자신이 살해한 누나의 영정도 들고나오는 등 경찰과 가족에게 범행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경찰청 수사전담반은 지난달 21일 농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B씨의 통신·금융 기록을 분석한 결과, 유력 용의자를 남동생 A씨로 특정하고 같은달 29일 오후 4시39분 경북 안동에서 검거했다.
B씨는 남동생과 함께 인천 남동구의 아파트에서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농수로에서 발견될 당시 B씨는 물에 잠겨 부푼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근 경찰에 “흉기에 의한 대동맥 손상”이라는 정밀 검사 결과를 전달했다.
경찰은 범죄분석관을 투입해 A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및 분석을 진행했으나 특이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최근 경찰 조사에서 ‘부모님께 죄송하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