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등으로 만날 기회 줄어” 여성 21% “결혼, 더 하기 싫어져” 일부선 “인구절벽 위기 가속화 우려”
직장인 맹모 씨(31)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과 회사만 반복하고 외출도 최대한 줄이니 원래 알고 지내던 사람도 자주 못 본다”며 “새로운 인연까지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가 성인남녀의 연애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인구학회가 공동 개최한 ‘코로나19 시기 인구 변동과 정책적 함의’ 포럼에서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계봉오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올 2월 5일부터 10일까지 국내 25∼4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 코로나19가 연애와 결혼, 출산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그러나 여성은 ‘더 하기 싫어졌다’고 답한 사람이 20.7%로 ‘더 하고 싶어졌다’(5.9%)보다 3배 이상으로 많았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취업 등에서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여성들의 어려움이 더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사회적 만남과 교류가 크게 줄고 경기침체에 취업난까지 겹친 게 ‘연애-결혼-출산’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만큼 변화된 연애와 결혼 풍속도가 새로운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인구절벽’ 위기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결혼한 부부들은 부부관계 만족도에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유무나 숫자에 관계없이 모든 유형의 부부가 10쌍 중 6, 7쌍꼴로 ‘변화 없다’고 답했다. 단, 부부관계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사람은 모든 유형의 부부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예컨대 자녀가 없는 부부에서 이전보다 부부관계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여성은 10.3%였지만 남성은 6.1%였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