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에 금리인상-긴축 공포… 코스피 1.25%-닛케이 2.49% 급락 美경제매체 “이정도일 줄 몰랐다”… 글로벌 시장, 인플레 지속에 무게 바이든 정부 부양책 논란 커질듯
미국발 인플레이션 공포에 13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39.55포인트(1.25%) 내린 3,122.11에 마감하는 등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일시적 현상” 진화에도 불안감 확산
이날 낮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비슷한 메시지가 나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몇 달 또는 몇 분기 동안 일시적인 물가 상승을 예상해 왔다”며 “이는 우리가 대비해 온 것이며 대부분의 경제학자들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항공기 운임, 호텔값, 중고차 등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들을 예로 들었다. 1년 전 팬데믹의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나 반도체 공급난 같은 일회성 요인들이 작용했다는 취지였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시장이 강한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이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연준의 시각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도 블룸버그에 “이것이 완전히 일시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수요 급증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출 등 향후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는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 물가 상승 지속 여부 관심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물가 지표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의 물가상승률이 작년 봄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인지 아닌지는 올여름이 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마이클 핸슨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5월의 고용 지표가 매우 좋다면 6월에는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연준이 실제 자산 매입을 축소하는 시점은 내년 초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작년 3월부터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매달 1200억 달러의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돈을 풀었는데, 곧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면서 시장에 긴축 신호를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다.인플레이션 우려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지출 계획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다.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 경제팀은 경기부양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관리 가능하다”며 우려를 일축해 왔다. 하지만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 일부 학자들은 “자칫하면 한 세대 동안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경고를 쏟아내 왔다. 블룸버그는 “공화당은 물가 상승과 더딘 고용 회복 등을 들어 현 상황을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때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비유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출 계획에 정치적 위협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김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