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수행원들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1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를 통해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2021.5.13/뉴스1 © News1
지난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보기관장 회의 참석 뒤 우리나라로 넘어온 헤인스 국장은 한국 체류기간 동안 주요 일정과 동선을 숨기지 않는 등 정보기관장으로선 ‘이례적’인 행보를 보여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헤인스 국장은 특히 방한 이틀째였던 13일 오전엔 비무장지대(DMZ) 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시찰했고, 같은 날 오후엔 서울 용산구 소재 국방부 영내에 있는 합동참모본부 청사를 찾아 이영철 합참 정보본부장 겸 국방정보본부장(육군 중장)을 비롯한 우리 군 정보당국 인사들과 만났다.
특히 미 정부가 지난 3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 이어 이번에 헤인스 국장까지 잇달아 한일 양국에 잇달아 보낸 사실을 두고는 중국에 대한 견제 효과를 노린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한미일 3국 간의 역내 안보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국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 등을 비난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하며 한반도 정세의 긴장감을 재차 고조시켰던 상황.
그르나 이후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를 설명해주겠다’는 미국 측의 접촉 제의에 북한 측도 일단 ‘접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간 긴장도 한풀 꺾인 듯한 분위기다.
이와 관련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헤인스 국장이 서울에 와서 DMZ를 방문했다는 건 ‘바이든 정부가 북미관계를 풀어가기 위한 적극적 대화 의지를 갖고 있다’는 메시지”라며 “그런 의미에선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적어도 헤인스 국장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동안엔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키는 효과가 있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우리 정부는 오는 2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의 첫 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상황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헤인스 국장의 이번 방한과 DMZ 방문은 ‘(미국이) 한반도 안보에 관한 공약을 확실히 이행하고 있으니 도발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것”이라며 “한미 정보기관 간의 협력은 결국 북한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인 만큼 이 역시 도발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인스 국장은 이날 출국에 앞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는가 하면 서훈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과도 따로 만나 대북 안보 현안과 한미 정보당국 간의 공조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