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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기조 변화?…宋 “소형원전 개발 美와 협력해야”

입력 | 2021-05-14 17:38:00

사진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소형모듈원전(SMR)’을 언급하자 당내에선 “대선을 앞두고 당 주도로 탈(脫)원전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송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지배하는 원전 시장에서 한미 간 전략적 협력을 통해 (중·러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며 “SMR 분야나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지고 계신 원전 폐기 시장 같은 것을 한미 간에 전략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MR은 하나의 용기에 원자로와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을 담은 일체형 원자로를 의미한다. 발전 용량은 300MW(메가와트)가량으로 대형 원전(약 1400MW)보다 작지만, 해안이 아닌 도시나 공단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원자로 냉각제 파손으로 인한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거의 없어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전성도 높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도 SMR 개발에 나서는 등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도 기존 원전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일차리 창출과 원전 기술력을 키울 수 있는 SMR 개발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지난달에는 여야 의원들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혁신형 SMR 국회포럼’을 출범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이 2030년 수출을 목표로 SMR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송 대표가 2019년 “노후 원전과 화력발전소는 중단하되 신한울 3·4호기 공사는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만큼 이날 SMR 발언도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SMR을 탈원전 보완책으로 가고 원전 해체 산업도 (한미 간 협력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송 대표의 SMR 발언에 대해 “송 대표가 사전에 청와대와 조율한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당의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SMR 개발이 ‘수출용’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결을 달리 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내에서는 탈원전 정책을 폈지만 2018년 체코, 2019년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원전 세일즈’를 하는 등 원전 수출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구개발 필요성을 정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