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투표장을 나서고 있다. 2021.4.2/뉴스1 © News1
다음 대통령선거가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가상대결에서 패배한다는 첫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범야권 유력주자로 꼽히면서도 정치권과 거리 두기를 해왔던 윤 전 총장이지만, 지지율 역전 현상이 이어지면 잠행을 끝내고 정치권 등판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갤럽이 매일경제·MBN 의뢰로 지난 11~12일 성인 남녀 1007명을 상대로 가상 양자대결을 조사한 결과, 이 지사 지지도는 42%, 윤 전 총장 지지도는 35.1%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은 45.7%를 받으며 35.5%를 기록한 이 지사에게 10.2%p차이로 앞섰다.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 지사와의 양자대결에서 밀리는 여론조사가 발표된 만큼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지난 3월4일 검찰총장을 사퇴한 윤 전 총장을 두고 재보궐선거가 끝난 후인 5월 초중반이면 정치적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지만, 국민의힘 등 정치권의 러브콜에서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공부를 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는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적 행보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 측근은 “잠행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피곤해한다는 것을 본인이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섣불리 정치적 행보를 할 경우 ‘중립’이 중요한 검찰총장 직위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여권에서는 윤 전 총장 사퇴 당시 정치적 중립문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선출직 공직자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정치적 검증 시간이 빨라져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지사가 앞서는 여론조사 발표된 만큼 새로운 정치적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기라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지지율 역전 현상이 두드러지면 윤 전 총장도 정치적 결단을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잠행이 길어지면 국민들이 지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번의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지나친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론조사는 흐름을 보는 것이다. 한 두 번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며 “이번 결과로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5월 말까지는 국민들에게 대권의지를, 6월 말까지는 국민의힘, 국민의당, 제3의길 등 정치적 행보를 제시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