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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0만 왓패드 이용자 품은 네이버…·웹툰 글로벌화 날개 달았다

입력 | 2021-05-15 13:26:00

한성숙 네이버 대표 (네이버 제공) © 뉴스1

왓패드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네이버가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Wattpad) 인수를 완료했다. 네이버는 ‘왓패드’의 막강한 이용자 규모에 ‘네이버웹툰’의 기술력·비즈니스 노하우를 더해 자사 콘텐츠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왓패드’ 인수 완료한 네이버…전 세계 1억6600만명 이용자 확보

네이버는 지난 10일 6848억원을 들여 캐나다 왓패드 주식 2억4851만주를 100%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이달 초 한국·미국·캐나다 등 관련 기관과 절차를 마무리하며 인수를 완료했다.

지난 2006년 출시된 왓패드는 전 세계 94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개봉해 인기를 끈 ‘키싱부스’의 원작(웹소설)도 왓패드의 작품 중 하나다.

왓패드 월간순이용자수(MAU)는 네이버가 인수를 공식화했던 지난 1월과 비교해 약 400만명 증가하며 1억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이번 인수로 네이버는 왓패드 이용자(9400만명)와 네이버웹툰 이용자(7200만명)를 합해 약 1억6600만명(MAU 단순 합산)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는 ‘디즈니플러스’ ‘틱톡’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과 어깨를 견주는 수준이다.

디즈니플러스 구독자 수는 최근 1억명을 넘어섰고,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MAU는 지난해 9100만명을 돌파했다. 미국 동영상서비스기업(OTT) ‘훌루’(Hulu) 역시 1억명에 가까운 시청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창작자(약 570만명)와 창작물(약 10억개)을 보유한 플랫폼이 됐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의 창작자는 각각 70만명과 500만명, 창작물은 각각 130만편과 10억편에 달한다.

◇왓패드 인수로 네이버 콘텐츠 수익 더해 광고 수익 기대↑

네이버가 왓패드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북미 지역에서 거둘 광고 수익에도 이목이 쏠린다. 네이버에 따르면 왓패드 이용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은 북미다.

북미는 전 세계에서 모바일 마케팅 광고 비용이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모바일 앱 마케팅 및 리타겟팅 기업 리프트오프(Liftoff)에 따르면 북미 지역 앱 설치당 광고 단가의 평균 비용은 유럽·중동·아프리카의 2배, 아태지역의 4배, 남미의 5배 수준이다.

네이버는 왓패드 인수로 북미 지역 이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대폭 절감하게 되면서,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아울러 왓패드와 네이버웹툰 간의 연결성을 강화해 왓패드의 글로벌 이용자들을 네이버웹툰으로 유인할 가능성도 크다.

왓패드 내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 이용자 비중이 80%인 점도 긍정적이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는 “전 세계에서 Z세대의 인구 비중이 높은 데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고 Z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더 높은 앱 참여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Z세대의 참여도와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Z세대에 인기 있는 앱들은 다른 세대로 확산되며 대중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일각에선 네이버의 이번 인수를 두고 ‘네이버가 왓패드의 무궁무진한 미래 잠재력을 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웹툰 광고·유료 콘텐츠 모델, 왓패드로 이식할까

콘텐츠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네이버웹툰의 광고·유료 콘텐츠 모델을 왓패드로 이식하며 콘텐츠 매출을 빠르게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네이버웹툰의 비즈니스모델은 유료 콘텐츠, 광고, 지식재산권(IP) 영상화 등이다. 네이버는 현재 자사 인기 IP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웹툰, 간접광고(PPL), 배너 등의 광고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네이버웹툰을 통해 ‘미리보기’와 ‘완결보기’를 제공하며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그 결과 네이버웹툰의 일 거래액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30억원을 돌파했으며, 연간 유료 콘텐츠 거래액은 820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은 이와 같은 비즈니스모델을 글로벌에 적용하며 수익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수익 모델이 왓패드에 적용되면 왓패드 콘텐츠 매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왓패드의 주 수익원은 네이티브 광고(일반적인 정보나 기사처럼 보이도록 디자인된 온라인 광고)와 브랜드 파트너십이며, 연 매출은 4000만달러(약 452억원)로 추정된다.

네이버웹툰은 직접적인 콘텐츠 판매 비즈니스모델이 있고, 왓패드는 유료 구독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어 양사의 노하우 결합을 통한 시너지도 기대된다.

◇‘웹소설의 웹툰화, 웹툰의 웹소설화’…네이버웹툰 유럽·미국 확장 청신호

이번 인수로 네이버웹툰의 유럽·미국 확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네이버는 이번 인수를 마무리하며 “왓패드와 네이버웹툰 간의 연결성을 강화해 네이버 웹툰을 웹소설로, 왓패드의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네이버웹툰은 왓패드를 우군으로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날개를 달게 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네이버웹툰 글로벌 MAU는 7200만명을 돌파했으며 네이버웹툰은 프랑스·스페인 구글플레이 만화앱 수익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독일어 서비스를 출시하며 유럽 시장 내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웹소설이 웹툰화되면 웹소설 독자들이 웹툰을 찾아보고, 반대로 웹툰 독자들이 웹소설을 다시 찾아서 보는 이용성이 나타난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글로벌에서도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의 상호 간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전지적독자시점’은 지난해 5월 웹툰으로 첫 공개된 이후 웹툰 공개 한 달 만에 웹소설만으로 매출 16억원을 돌파했다. ‘재혼황후’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 등 웹소설 기반 웹툰 작품들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등 웹소설의 웹툰화 성공한 사례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167개 웹툰·웹소설 작품의 영상화도 착수하겠다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대 수준의 사용자를 확보한 왓패드를 인수함으로써 웹툰의 글로벌 확대에도 순풍을 단 동시에, 왓패드의 수많은 작품 역시 확보하면서 IP 비즈니스 면에서도 시너지가 커졌다”라며 “래디쉬미디어를 인수하며 경쟁구도를 보이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용자 확보를 위한 추가 투자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