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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물 파니 떴다” 전문몰 몸값 쑥쑥… 유통 대기업도 군침

입력 | 2021-05-17 03:00:00

패션-리빙-뷰티 등에 특화… 개인취향 분석해 제품 추천 인기
지그재그, 4년새 거래액 4배로 급증… SSG닷컴, 패션 전문 ‘W컨셉’ 인수
종합몰 성격 홈쇼핑도 전문몰 개편




CJ온스타일의 패션 전문관 ‘셀렙샵’(왼쪽 사진)과 리빙 전문관 ‘올리브마켓’. CJ온스타일은 최근 패션, 리빙, 뷰티 분야로 나뉜 전문 몰을 표방하며 최적의 상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했다. CJ온스타일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특정 분야에 특화한 전문 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쿠팡이나 G마켓처럼 가격이나 배송경쟁력을 내세우는 종합 몰과 달리 패션이나 리빙 등 개인 취향에 기반한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함으로써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세계 카카오 같은 대기업들이 전문 몰 인수전에 뛰어드는가 하면 홈쇼핑이 전문 몰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 대기업, 패션 전문 몰 인수에 나서다

최근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패션 전문 몰의 선전이다. 카카오는 최근 종합 몰인 이베이코리아 매각 입찰에 불참한 뒤 인공지능(AI) 기반의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 옥션 등에서 주로 취급하는 공산품 위주의 단순 오픈마켓 모델보다 개인화 기술을 갖추고 있는 지그재그에 더 매력을 느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지그재그는 단순 상품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이용자가 체형 등의 정보를 제시하면 이용자가 좋아할 옷을 골라준다. 세심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바탕으로 거래액이 2016년 2000억 원에서 지난해 75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카카오커머스 스타일 사업 부문과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의 합병 법인은 올 7월 출범한다.

SSG닷컴은 최근 여성 패션 몰 ‘W컨셉’을 인수했다. W컨셉에는 트렌드에 민감한 신진 디자이너들이 많이 있어 젊은 여성층 사이에 인기가 높다. W컨셉의 지난해 매출은 7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3% 늘었다. 럭셔리, 프리미엄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SSG는 이번 인수로 MZ세대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빙 전문 몰인 오늘의집이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총 880억 원에 이르렀다. 차세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가치는 8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오늘의집 성공 비결은 다른 집 사진을 구경할 수 있는 ‘온라인 집들이’다. 인테리어를 구경하며 화면에 뜬 마음에 드는 가구를 클릭하면 제품 판매 링크로 연결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 가격으로 승부 보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콘텐츠로 고객을 유입시키는 것이 전문 몰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 홈쇼핑이 패션·리빙·뷰티 전문 몰 표방
종합 몰에 가까웠던 홈쇼핑이 전문 몰을 지향하기도 한다. 최근 CJ온스타일(옛 CJ오쇼핑)은 브랜드명을 바꾸고 패션, 리빙, 뷰티 3대 분야 중심의 전문 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개편된 CJ온스타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는 셀렙샵(패션), 올리브마켓(리빙), 더뷰티(뷰티) 코너가 따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한 플랫폼에서 팔던 때와 달리 전문가의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셀렙샵의 경우 전문가의 스타일링 가이드를 통해 새로운 코디를 추천해준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기존 홈쇼핑 방식을 벗어나 전문 몰을 중심으로 상품을 재편하고 독립적 경쟁력을 높여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대표적인 패션 전문 몰인 무신사의 지난해 매출은 3319억 원으로 전년(2197억 원) 대비 51% 늘었다. 지난해 국내 패션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 감소한 40조8000억 원이었음에도 성장세를 지속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정 상품군에 전문성을 갖춘 전문 몰의 인기는 개성과 독창성이 강한 MZ세대 중심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