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산 신한PWM 여의도센터 PB팀장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보유한 연금자산 역시 단순히 적립하기보다는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에 가입했거나 세액공제 등의 목적으로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가입했다면 다양한 투자상품을 통해 연금을 불려 나갈 수 있다. 지금부터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춰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나가는 데 필요한 질문을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자.
○ 연금 투자,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법
‘예’를 선택했다면 두 번째로 던져야 할 질문은 “원리금을 보장해주지 않는 상품의 투자 비율을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다. △100% △70% △50% △30% 등 네 개의 선택지가 있다. ‘100%’라고 답했다면 자산운용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활용해 보자. DC형이나 개인형 IRP는 위험자산(주식혼합형 이상)의 투자 비율을 70%로 제한하고 있다. 향후 연금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30%는 안전자산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TDF는 100% 편입이 가능하다. TDF는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target date)으로 맞춰 자동으로 자산 비중이 조절되는 펀드다.
‘70%’를 골랐다면 투자 성향은 ‘적극투자형’이다. ‘50%’는 ‘위험중립형’이고 ‘30%’는 ‘안정추구형’이다. 투자에 연령을 한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70%는 은퇴가 20∼25년 정도 남은 30대에게 추천한다. 연금의 3분의 1은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나머지 3분의 2를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이상적인 비율이다. 50%는 은퇴가 10∼15년가량 남은 40대에게, ‘30%’는 은퇴가 5∼10년 정도 남은 50대에게 적합하다. 연금 수령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적으로 운용해 연금 수령액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 노후 계획을 세우는 게 더 중요하다.
○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의 비중은?
세 번째 질문은 “원리금을 보장해주지 않는 상품의 비율에서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의 비중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이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비율을 정했다면 그 다음에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주식과 안정적인 채권 사이에서 또 선택을 해야 한다.
또 다른 선택지는 주식형 상품과 채권형 상품을 적절히 나눠 안정적으로 평균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다. 채권형은 채권 비율이 60% 이상으로 채권 매매·이자 이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앞으로 경기 회복에 따라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장기보다는 단기 채권으로, 채권 이자 수익에 더 많은 기대를 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아 보인다.
마지막 선택지는 주식형, 채권형 상품에 혼합형 상품까지 더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산을 채권에 투자하면서 일부를 주식, 배당주 등에 투자하는 펀드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런 상품들이 혼합형 상품이다. 주식, 채권 어디에 치우치지 않고 효율적인 배분을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상품을 말한다.
○ 일희일비보다 장기적 안목이 중요
이달 들어 경기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주식시장은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물가, 고용 등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경기가 그만큼 회복되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반대급부적인 조치도 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의 논리를 갖고 전망할 때 확신이 서고 흔들리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다. 연금 투자에 있어서도 단기적인 시황보다는 금융시장의 사이클 관점에서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 생각해보면서 장기적인 안목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
최재산 신한PWM 여의도센터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