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유임됐던 洪부총리 金총리 취임뒤 교체서 기류 변화 경제책임론 부각땐 경질 가능성
중대본 회의 참석한 金총리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이날 김 총리는 각 부처에 “백신 접종을 마친 분들을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조속히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뉴시스
지난달 개각 이후 김부겸 국무총리 임명 때까지 시한부 유임됐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김 총리 취임 이후에도 일단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2년 8개월째 재직 중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르면 다음 달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6일 “(홍 부총리를 시한부 유임시키려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현재로서는 홍 부총리만 한 사람이 없다는 분위기”라며 “총리대행 역할도 잘 수행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지난달 개각 때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바로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총리대행을 홍 부총리가 맡되 후임 총리가 임명되면 홍 부총리가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김부겸 총리는 14일 취임했다.
최근 기류에 변화가 생긴 배경은 문 대통령이 올해 경제성장률 4%를 목표로 제시하며 경제 성과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도록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고 다음 날인 11일 국무회의에서도 “경제성장률 4% 달성을 위해 기재부를 중심으로 각 부처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다. 경제사령탑인 홍 부총리가 경제성장률 4% 목표를 책임져 달라는 주문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홍 부총리를 재신임하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여권에서 홍 부총리 후임으로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전격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등 각종 정책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각을 세웠다. 지난해 11월에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놓고 공개 사표 파동까지 벌여 여당의 불신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홍 부총리가 몇 달간 더 자리를 유지하는 쪽으로 청와대와 여당이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는 또 이르면 다음 달쯤 있을 개각에서 유 부총리를 교체하기 위해 후임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자 찾기가 어려웠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최근 자진 사퇴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 부처 두세 곳의 장관 후보자를 구하는 대로 문재인 정부 내각의 마지막 진용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