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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씨 친구측 “신발 낡고 토사물 묻어 버려…진실 숨긴게 아니라 기억못해”

입력 | 2021-05-17 08:42:00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故) 손정민 씨(22)와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 씨 측이 손 씨의 실종 이후 약 3주 만에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A 씨의 법률대리인은 입장문에서 그간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고인이 사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아직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해야 할 때이며 진상은 경찰이 파악할 수 있을 것이기에 최대한 경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입장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선 “여전히 저희는 아직 추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지난 주 토요일에 어느 프로그램에서 저희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한 문자 및 전화통화 내용을 방영했다”며 “위 프로그램 방영으로 인해 마치 저희가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어서 불가피하게 이번 입장문을 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A 씨 측이 변호사를 선임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A 씨의 작은 아버지와 상의해 그 친구인 정병원 변호사를 만나 A 씨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자책감으로 인한 충동적인 행동을 막으며 안전하게 보호해줄 수 있는 방안을 상의했다”며 “이후 고인의 사망사실이 확인되면서 변사사건 조사로 확대되어 지금까지 저희 법무법인이 A 씨를 계속 보호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의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 멀어”
A 씨의 부모가 신발을 버리게 된 경위에 대해선 “A 씨가 신었던 신발은 낡았고 신발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A 씨의 어머니가 실종 다음날 집 정리 후 다른 가족과 함께 모아두었던 쓰레기들과 같이 버리게 되었다”며 “당시 A 씨의 어머니는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신발 등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하였기에 크게 의식하지 않았었다”고 밝혔다.

가족 중 소위 ‘유력인사’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A 씨의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며 “A 씨의 아버지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A군의 어머니 또한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경위를 숨기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A 씨 및 A 씨의 가족은 진실을 숨긴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A 씨가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으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A 씨와 고인은 대학 동기 중 각별히 친한 친구”
A 씨와 손 씨의 관계에 대해선 “A 씨와 고인은 대학 동기 중 각별히 친한 친구”라며 “함께 다수의 국내여행은 물론 해외여행도 2회 갔던 관계다. 최근에도 독서실을 함께 다니던 관계였음은 물론, 당연히 둘이서만 술을 마신 일도 있었다. 다만 금년도부터 A 씨가 학업에 전념하기로 결심하면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모임을 갖는 일이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은 A 씨가 술자리 등을 피하게 된 후 농담조로 ‘내가 알던 A는 죽었다’ 등의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었는데, 최근 공개된 문자메시지 내역 중 죽었던 사람이 살아 돌아왔나’ 등의 발언을 하였던 것 또한 그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A 씨가 손 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귀가한 경위와 관련해선 “A 씨는 고인의 휴대전화를 왜 소지하고 있었는지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며 “이를 사용한 기억도 없다”고 했다.

끝으로 “경찰의 수사결과를 보고 A 씨와 A 씨의 가족들을 판단하셔도 늦지 않으실 것”이라며 “부디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삼가하여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