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경찰관들 오래전 퇴직 또는 사망" "전례없는 특진 취소…역사적 교훈으로" 8차 살인 수사팀, 윤성여씨 잡고 특진 청장, '대학생 수사 불신'에 "철저 수사"
‘이춘재 8차 사건’ 당시 진범 이춘재 대신 윤성여(54)씨를 붙잡은 경찰관들의 특진이 30여년 만에 취소됐지만, 특진으로 추가된 임금과 연금 등은 회수가 어렵다고 경찰이 결론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17일 출입기자단과의 기자간담회 서면 답변에서 ‘윤씨를 수사한 경찰관들이 특진으로 입은 혜택을 환수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대상자들이 이미 오래 전 퇴직·사망한 상태라 이에 대한 법적 행정적 처분을 하기에는 법리·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경찰은 지난 3월 심사위원회를 열고 이춘재 8차 사건 범인 검거 관련 경찰관 5명의 특진을 취소했다. 하지만 특진 취소에도 이들의 퇴직전 계급은 그대로 유지됐고, 특진에 따른 급여나 연금 인상분 회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청장은 “다시는 반복될 수 없는 사안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전례 없이 특진 취소를 했다”며 “기록물로도 남기는 등 역사적 반성과 교훈으로 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박모(13세)양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을 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 농기계 수리공으로 일하던 22세 윤씨는 이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년을 복역했다. 윤씨를 검거한 경찰관 5명은 이듬해 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9년 9월 이춘재가 해당 사건 역시 자신의 범행이었음을 자백했다. 윤씨는 경찰의 불법체포와 감금, 폭행 등 강압수사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으로 조사됐고, 지난해 12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청장은 경찰 수사 불신 여론과 이에 대한 반론 등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만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