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높아진 변동성은 과거보다 위축된 시장 참여자의 투자 심리를 보여준다. 이달 13일 종가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고점 대비 하락률은 각각 3%, 5% 수준으로 아직 추세 전환을 논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외국인 순매도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할 만하다. 실제로 미국 증시의 나스닥지수가 조정받기 시작한 5월 들어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7조 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5월 11일 이후 4거래일간 6조5000억 원가량을 팔아치웠다.
나스닥지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추세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한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삼성전자의 추세 전환을 기대하긴 어렵다. 또 인플레이션 경계 심리가 기술주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는 당분간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생산 차질과 가격 상승이라는 수급 불균형에 의한 물가 상승은 경제 재개와 공급 증가가 나타나면 완화될 것이다. 또 물가 상승이 구조적 현상이 되기 전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점진적으론 약화될 수 있다. 경제 활동 재개가 맞물린다면 물가 상승세가 경기 회복을 저해할 것이라는 의심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가치주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이겨낼 힘을 지닌 내수주를 중심으로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짤 필요가 있다.
특히 원가 상승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이겨내고 있는 음식료 관련주와 다른 나라보다 앞서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미국, 중국 등의 내수소비 관련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려할 만하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