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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스윙 삼진 잡은 金에… 볼넷 노려 강판시킨 金

입력 | 2021-05-18 03:00:00

류현진-강정호 이후 2년 만
3회말 첫 대결서 패한 김하성… 4회 밀어내기 타점으로 웃어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첫 패전



세인트루이스의 선발투수 김광현(윗쪽 사진)과 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아랫쪽 사진 왼쪽)이 17일 시즌 첫 한국인 메이저리거 투타 맞대결을 펼쳤다.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이날 경기 3회말 첫 대결에서는 탈삼진으로 김광현이 웃었고, 4회말 두 번째 대결에서는 김하성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웃었다. 샌디에이고가 5-3으로 승리했다. 양 팀 선수들은 미국 국군의 날(5월 셋째 주 토요일)을 기리기 위해 군복 같은 얼룩무늬 유니폼과 모자를 썼다. 샌디에이고=AP 뉴시스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 투수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몸쪽 낮은 코스로 회심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타석의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돌렸다. 방망이 위쪽에 맞은 이 공은 포수 머리 뒤로 넘어가는 파울이 됐다.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 3회에 나온 이 공은 김광현이 이 경기에서 던진 공 중 가장 빠른 공(시속 148km)이었다. 2년 전까지 KBO리그에서 상대했던 두 코리안 메이저리거는 이날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로 자리를 옮겨 그렇게 최선을 다해 서로를 상대했다.


‘김 vs 김.’

2021시즌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첫 투타 맞대결이 성사됐다.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 김광현은 이날 샌디에이고의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과 두 차례 대결을 펼쳤다. 앞서 KBO리그에서 김하성은 김광현에게 타율 0.333(30타수 10안타) 1볼넷 4타점 5삼진을 기록했다.

KBO리그 출신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투타 맞대결을 펼친 건 2019년 LA 다저스 류현진(현 토론토)과 피츠버그 강정호(은퇴) 이후 2년여 만이다. 이날 경기는 ESPN의 선데이나이트베이스볼 중계로 미국 전역에 전파를 탔다.

2번의 승부에서 두 선수는 번갈아 웃었다. 3회말 첫 대결에서는 김광현이 탈삼진을 빼앗아냈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파울만 4차례 치는 등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8구째 바깥쪽 높은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하며 돌아섰다.

이 경기의 승부처가 된 4회말 맞대결에서는 김하성이 볼넷으로 타점을 기록하며 판정승을 거뒀다. 1사 만루 위기를 맞은 김광현은 투쿠피타 마르카노에 이어 김하성에게도 6구째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끝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3과 3분의 1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2.74에서 2.73이 됐다.

김광현으로선 4회가 아쉬웠다. 3루수 놀런 에러나도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한 데 이어 후속 타자의 땅볼 때 1루 주자 매니 마차도와 2루수 토미 에드먼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수비방해가 선언되지 않으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경기 뒤 김광현은 “투구 수가 적은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됐는데 감독에게 믿음을 심어줘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남겼다.

김하성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1∼4번 타자에게 기회를 주지 않도록 하위 타순을 막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끝내 7번 타자 김하성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올 시즌 처음이자 빅리그 데뷔 후 첫 패배를 맛봤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결국 3-5로 패하면서 김광현은 지난해 빅리그 데뷔 후 14경기 만에 처음으로 패전을 기록하게 됐다. 선발 투수로 1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마감하며 시즌 성적 1승 1패를 기록한 김광현은 “300승 투수도 150패를 한다. 첫 패가 너무 늦게 나왔다. 앞으로 (패배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성은 이날 2타수 무안타 2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190으로 조금 떨어졌다.

탬파베이 최지만(왼쪽)이 17일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안방경기 1회말에 안타로 출루한 뒤 1루 주루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인트피터즈버그=AP 뉴시스

한편 개막 직전 오른쪽 무릎 통증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탬파베이 내야수 최지만(30)은 복귀 후 첫 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같은 날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안방경기에 3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탬파베이가 7-1로 승리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