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고용-주거 지원” 밝혔지만 일부선 “안이한 인식 드러내” 지적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17일 “청년들의 취업, 결혼, 주거, 생활, 문화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정말 필요한 때”라며 “청년 고용, 주거, 자산형성 3가지 측면에서 희망 사다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성년의 날을 맞아 페이스북에서 “성인으로 첫발을 떼는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데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한복판에 있는 현재 청년들에게는 불안감의 비중이 더 커보여 가슴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년이 된 청년들의 부담을 고려해 청년 대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식의 개인 노력보다는 취업, 결혼, 주거, 생활, 문화 등 5대 분야를 정부가 직접 도와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청년 문제의 접근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나서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홍 부총리는 “사실 청년 문제는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인용하며 최근 세계적인 고령화에 따라 정부의 지원(공적 이전)이 청년세대가 아닌 노인세대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청년들이 느끼는 양극화, 상대적 박탈감 등 미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의 고용, 주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오래전부터 제기된 데다 지난해부터 청년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이 25∼27%에 이르는 등 한국의 청년 문제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적 현상’을 거론한 것은 정부의 안이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