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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장풍 날렸다” 찬사…보스턴 ‘불방망이’도 꼼짝 못해

입력 | 2021-05-19 16:43:00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장풍을 날렸다.”

대전 격투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서 주인공 캐릭터 ‘류’(Ryu)는 장풍을 쏜다. ‘블루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이 19일 등판에서 메이저리그(MLB) 최강 화력을 자랑하는 보스턴 타선을 압도하자 토론토 팬들은 그의 투구를 이 게임 속 장풍 발사에 빗대 이런 찬사를 날렸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안방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보스턴 타선을 7이닝 동안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았다. 보스턴은 전날까지 팀 OPS(출루율+장타율) 0.772로 MLB 30개 팀 가운데 최고 기록을 쓰던 불방망이 팀이었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을 상대로는 단 1점도 뽑지 못한 채 안타 4개(2루타 1개)를 때리는 데 그쳤다.

류현진이 이번 시즌 7이닝을 던진 건 이날이 세 번째였지만 7이닝 무실점은 처음이었다.시즌 평균자책점은 2.95에서 2.51로 내려왔다. 총 투구수가 100개(이닝당 평균 14.3개)밖에 되지 않을 만큼 투구 효율도 빼어났다.

토론토 타선도 류현진을 도왔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을 때 6점을 올린 토론토는 8회말 랜덜 그리척(30)이 쐐기 2점 홈런까지 날렸다. 토론토가 8-0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4승(2패)째를 수확했다. 시즌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던 류현진은 부상자명단(IL)에서 돌아온 뒤 3경기 연속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보스턴에 약했던 징크스도 털어냈다. 그 전까지 류현진은 보스턴을 상대로 3번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고 있었다. 올해 4월 21일 등판에서도 5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지난 맞대결 때는 공이 가운데로 몰렸는데 오늘은 속구, 커브, 커터, 체인지업 4개 구종 모두 원하는 곳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빈티지(vintage·최상급) 모드’를 선보였다”며 “경기 내내 감독인 나도 ‘류현진이 다음에는 어떤 공을 던질까’ 궁금할 정도였다. 그만큼 상대 타자가 예측하기 까다로운 투구 내용을 펼쳤다”고 치켜세웠다.

토론토는 23승 17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 선두 보스턴(25승 18패)을 0.5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두 팀은 21일까지 사흘 연속 맞대결 하게 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