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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호주 갈등 틈에… 美, 對中수출 반사이익

입력 | 2021-05-20 03:00:00

中, 美와 견제 나선 호주에 무역보복
호주산 와인-석탄 줄고 미국산 늘어
“동맹보다 자국이익 먼저” 비판 나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기원을 두고 촉발된 중국과 호주의 갈등이 무역 전반으로 확산된 가운데 호주의 중국 수출 감소분이 일부 미국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주가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편에 서면서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했는데 이 자리를 미국이 채우면서 이익을 누렸다는 것이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호주, 중국과 미국 간 와인 석탄 등의 수출입 데이터에 따르면 호주의 대중국 수출은 크게 감소한 반면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크게 증가했다”면서 “미국이 동맹국보다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 미국은 중국에 와인 23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4만 달러)의 3배 수준으로 증가한 수치다. 반면 호주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930만 달러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억5300만 달러)의 3.6%에 불과하다. 중국은 현재 호주산 와인에 최고 218.4%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덤핑에 대한 조치지만 사실상 미국을 도와 중국을 견제하는 호주를 향한 무역 보복으로 해석된다.

호주가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해온 석탄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3월 대중국 석탄 수출 규모는 2월 대비 2배로 늘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이후 호주산 석탄은 사실상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SCMP는 “무역에 관해서는 미국과 호주가 이해관계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주는 영미권 기밀정보 공유동맹체인 파이브아이스(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일원이면서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참여국이기도 하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