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방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반도체 연구의 선구자’인 고 강대원 박사 흉상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반도체 분야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결해야 결국 산업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지낸 정덕균 석좌교수는 17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찾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이렇게 강조했다고 한다. 국내 반도체 및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결국 연구개발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약 3시간 30분 동안 정 교수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인 이종호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를 만났다. 1988년 문을 연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국내 반도체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석·박사 1500명 이상을 배출해 온 반도체 싱크탱크다. 반도체 수급 대란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까지 중단되는 점을 감안해 윤 전 총장이 “반도체 산업을 시작으로 산업계와의 첫 접촉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 교수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산업 분야의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점 등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말씀드렸다”며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려면 반도체 공정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연구소를) 방문했다고 본다”고 했다. 이 교수는 “외부에서 연구소를 방문하면 보통 생산 공장(fab)은 잘 안 들어간다”며 “그런데 윤 전 총장은 실제로 공장 안을 견학하면서 많은 질문을 했다. 반도체 분야를 미리 많이 공부하고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교수들에게 “이게 바이든이 들어 보인 웨이퍼인가” “중국은 반도체 인력 양성이 우리보다 다섯 배 많다는데” 등 수십 가지 질문을 쏟아냈다고 한다.
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