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처음으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 시작 가능성을 언급했다.
연준이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27~28일 FOMC 회의록에는 “경제가 계속해서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비약적인 진전을 이룬다면 향후 회의에서 자산매입 속도 조정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많은 참석자들의 의견이 나왔다”고 적혔다.
그간 연준은 테이퍼링 시행 전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주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FOMC 회의록에서 테이퍼링 가능성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을 도모할 수밖에 없다. 결국 위험자산인 주식 등 자산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는 한동안 불안한 모습을 이어왔다.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13일 28.93으로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시장은 회의록 내용을 테이퍼링의 첫 신호로 인식한 모양새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개장 후 폐장까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21.34로 시작한 변동성지수가 한때 25.96(+21.65%)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해당 회의록이 ‘4월 고용동향’ 발표 전 내용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앞서 미 노동부는 7일 정부기관 포함 비농업 사업체에서 새로 생겨난 일자리가 26만6000개라고 발표했다. 평균 100만 개였던 전문가와 시장의 예측을 크게 깨트린 저조한 성적이었다. 또 가계 조사를 통한 실업률도 3월의 6.0%가 6.1%로 늘어났다.
지표 부진은 오히려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예상보다 일찍 금리가 인상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덜어준 것이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4월 고용동향’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자 “아직 테이퍼링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17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