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육군 제11기동사단 예하부대 병사라고 네티즌이 19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제보한 점식 배식 메뉴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휴가 복귀 후 예방적 격리에 들어간 병사들에게 ‘부실한 급식이 제공됐다’는 제보에서부터 일반 병사들이 먹는 급식마저 ‘양이 부족하고 보관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등의 문제 제기가 실제 급식을 촬영한 사진과 함께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그에 따른 여론의 비판과 공분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군 일각에선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기류도 읽힌다. 병사들의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사용은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는 것이지만, 이를 이용해 사진·동영상을 촬영하는 행위는 관련 규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또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은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평일엔 오후 6~9시, 휴일엔 오전 8시30분~오후 9시로 제한하되, 작전·훈련 등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지휘관(중령급 이상) 재량 하에 일부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육군은 코로나19 관련 격리병사들에 한해 평일 일과시간 중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린 상태다.
아이폰용 ‘국방 모바일 보안’ 앱 스크린샷 © 뉴스1
관계 법령 및 수칙상 병사들이 부대 내에서 지휘관 승인 없이 휴대전화를 사용해 촬영·녹음했을 땐 그 경중에 따라 제재·징계 또는 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즉, 코로나19 격리병사든 일반병사든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자신이 받은 급식의 사진을 찍고 이를 외부에 공유하는 행위 자체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병사들이 반입하는 개인 휴대전화엔 카메라 기능을 차단하기 위한 보안통제체계, 즉 ‘국방 모바일 보안’ 앱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도 병사들이 부대 내에서 찍은 급식 사진이 버젓이 SNS를 통해 공유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군 당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계속 진행 중이지만, 아이폰용 앱의 경우 이 앱에서 요구하는 기능과 권한이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의 정책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이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일선 부대에선 보안 앱이 설치되지 않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병사들의 휴대전화엔 ‘임시방편’으로 카메라 렌즈 부분에 ‘보안 스티커’를 붙여 사용을 제한토록 하고 있는 실정이다. ‘병 휴대전화 사용수칙’을 보면 보안 앱을 임의로 해제하거나 스티커를 뗄 경우에도 제재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지난해 일부 부대에선 병사가 2대의 휴대전화를 반입한 뒤 1대만 신고하고 다른 1대는 몰래 사용하다 적발된 적이 있어 지금도 이런 식으로 “‘비인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병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사의 비인가 휴대전화 반입은 징계 대상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최근 병사들의 ‘부실 급식’ 사진 제보는 “공익적 성격을 갖기 때문에 제재나 징계대상이 돼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병사 급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지 휴대전화 카메라 사용이 아니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이번 병사들의 이번 ‘부실 급식’ 사진 공개 건과 관련해 “징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은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해 Δ지휘관은 군사보호구역 이외의 구역을 휴대전화 사용 구역으로 지정하고 Δ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엔 부대별 지정된 장소에서 통합 보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