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스1 © News1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공식 건의했다. 암참 측은 “청와대 측에 최근 이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하는 서면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암참은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800여 곳이 회원사로 참여하는 단체다.
2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제임스 김 암참 회장 인터뷰와 함께 암참의 사면 건의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암참은 건의서를 통해 “이 부회장의 사면은 미국 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에 속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한국 위상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암참 회장도 FT와 인터뷰에서 “삼성 최고 경영자에 대한 사면은 한미 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암참은 800여개 기업들이 회원사로 있는 정치적 성향이 없는 집단으로 많은 한국의 기업들과 같이 이 부회장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20조 원 이상의 반도체 공장 투자를 추진 중이다. 이날 FT 역시 삼성이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 증설을 고민 중이며 후보지로 오스틴, 피닉스, 뉴욕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산업, 종교계를 비롯해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날 암참의 사면 건의는 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이틀여 앞두고 나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1월 김 암참 회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에 대해 “유감스럽고, 한국만의 독특한 사례”라며 “한국에서 CEO가 얼마나 큰 책임을 지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