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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곰에 10초 얻어맞은 60대…구조대도 놀란 ‘기적 생환’

입력 | 2021-05-20 19:51:00

(기사 본문과 관계없는 사진) / 뉴스1 © News1

지난 19일(현지시간) 곰에게 무자비한 공격을 받은 후 봉합수술을 받은 앨런 미니시. (앨런 미니시 제공) © 뉴스1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커다란 곰에게 습격을 당했지만 목숨을 부지한 남성의 사연이 화제를 모은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앨런 미니시(61)는 전날 오전 알래스카주 남동부 걸카나 숲에서 홀로 토지측량을 하다가 곰을 만났다.

미니시가 불과 9m 떨어진 곳에서 곰과 눈을 마주치자마자, 곰은 순식간에 그에게 돌진해왔다.

이에 미니시는 작은 전나무 뒤로 몸을 숨겼으나, 곰은 가볍게 나무를 헤치면서 다가왔다. 미니시는 측량에 사용하는 끝이 뾰족한 긴 막대를 뻗으며 맞섰다.

하지만 곰은 막대도 쳐내고 미니시를 넘어트린 후 덮쳤다. 미니시는 “곰과 조우한 시간은 불과 10초 이내였을 것”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곰의 아래턱을 잡고 밀어내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때 곰 이빨에 물리며 손에 구멍이 생겼다.

곰은 미니시를 내동댕이치고 머리를 움켜잡았으며, 오른뺨을 할퀴고 두 차례 깨물었다. 두 번째 물렸을 때는 얼굴 뼈가 부서지는 중상을 입었다.

이후 곰이 잠시 공격을 멈춘 사이 미니시가 몸을 돌려 얼굴을 땅에 박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자, 곰은 더이상 공격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미니시는 “곰이 더는 나를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에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조끼와 티셔츠를 벗어 피가 철철 흐르는 머리에 감고 911구급대에 신고했다. 구급대는 59분 뒤에 도착했고, 미니시는 피를 많이 흘려 현기증이 나는 와중에도 곰이 다시 돌아올까 봐 불안에 떨었다.

구급대원은 미니시가 바닥에 흘린 많은 피를 보고 살아남은 게 대단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헬기로 병원에 도착한 미니시는 턱뼈가 부서지고, 왼쪽 눈을 다쳤으며, 머리 곳곳에 뼈가 보일 정도로 깊은 상처를 입어 봉합수술에만 4시간30분이 소요됐다.

그는 “알래스카주에 40년 동안 살면서 곰과 여러 번 만났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며 “한가지 교훈을 배운 게 있었다면 다른 사람과 같이 있어야 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곰이 나를 죽이지 않아 나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 앞으로는 과거와 다른 삶을 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