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10대 마약 중독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69명이던 미성년자 마약 범죄자는 지난해 241명으로 늘었다. 전체 마약 범죄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7년 약 0.8%에서 2020년 약 2%로 증가했다. 올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3월까지 검거된 마약 범죄자 1492명 가운데 약 2.9%인 44명이 미성년자다.
청소년의 뇌는 성인에 비해 마약에 훨씬 더 취약하다. 2015년 우리나라에서 필로폰 사용 경험이 있는 청소년 집단과 성인 집단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해 비교한 결과 청소년의 뇌가 성인보다 최대 7배 더 손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약 중독은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에게는 뇌의 손상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약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또 다른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집 안 물건을 부모 몰래 내다파는 것에서 시작해 성인과 조건 만남을 갖기도 하고 절도 강도 등의 범죄에 손을 대기도 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의 중독은 대부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본드나 부탄가스 등 환각물질을 흡입하는 수준이었다.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전해 마약 관련 은어를 알기만 하면 익명의 모바일메신저를 통해 청소년도 마약을 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청소년이 호기심에 마약을 우연히 한번 접했다가도 이후로는 구하기 어려워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과거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