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이상반응 불안에 “상황 보겠다”… 현장선 “접종 설득하기 쉽지 않아” ‘노쇼’에 실제 접종률 더 낮을수도… 정부, 상반기 1300만명 접종 안간힘 현장선 “접종 신뢰 높이는 게 우선”
“혈전 발생도 걱정되고 사람 만날 일도 없으니 일단 맞지 않고 있겠습니다.”
충남 천안에 사는 홍모 씨(68)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약을 하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당뇨병을 앓고 있다. 스스로 판단하는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은 편이다. 다만 그는 “다음 달까지 예약을 받는다고 하니 일단 남들이 접종하는 걸 보고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대규모 백신 접종을 앞두고 사전예약 속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홍 씨와 같은 ‘접종 부동층’의 참여를 유도하는 게 방역당국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이들이 백신을 맞아야 ‘상반기(1∼6월) 1300만 명 접종’ 목표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속도 안 붙는 사전예약
고령층 백신 접종 예약률은 초반에 빠르게 높아지다가 최근 주춤하는 모양새다. 70∼74세의 예약률은 처음 5일 만에 40%를 넘어섰지만, 이후 9일 동안 22.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백신 접종 예약률이 39.7%로 고령층 가운데 가장 낮은 60∼64세 역시 첫 이틀 동안 전체의 26%가 예약한 뒤 추가 예약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백신 접종 예약률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을 통한 일상 회복이 참여율 저조로 늦춰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할 정도다.
예약자들이 모두 접종 당일 병원에 찾아온다는 보장도 없다. 이미 진행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도 예약해 놓고 접종하지 않는 이른바 ‘노쇼(no-show·예약 불이행)’ 현상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박모 씨(68·여)는 “자녀들이 하도 ‘예약은 해놓으라’고 해서 일단 했는데, 접종이 시작되면 상황을 봐서 가든지 말든지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접종 부동층’ 줄이기 총력전
정부는 이미 75세 이상 고령층 백신 접종을 시작할 때 대상자 전원을 찾아가거나 전화로 연락해 동의 여부를 물었다. 그 결과 이들의 백신 접종 동의율은 81.9%에 달했다. 이에 따라 다른 고령층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접종에 참여시키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정부는 이르면 21일 백신 접종을 끝낸 사람을 대상으로 요양병원 면회를 완화해 주는 등 ‘백신 인센티브’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0일 브리핑에서 “3분기엔 접종 대상이 일반 국민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고령층이 이번에 예약하지 않으면 접종이 상당히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민 somin@donga.com·이미지·이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