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국제사회 중재를 받아들여 휴전에 돌입키로 했다. 양측이 교전을 시작한 10일부터 사망자만 240여 명을 넘기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끝에 무력사용 중단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타임즈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20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상호간에 어떤 조건도 없는 휴전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내각은 이날 오후 3시간 가량 안보 관련 장관 회의를 열고 휴전안에 대한 표결을 거쳤으며, 만장일치로 휴전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하마스 역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11일간의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와 모두 동시 관계를 맺고 있는 이집트가 양측 중재역을 맡았다. 휴전은 현지 기준으로 21일 오전 2시에 시작된다.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8시다.
이스라엘은 10일부터 연일 가자지구 공습을 통해 하마스의 군 시설을 무력화하는데 어느정도 성공했고 무력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 공습을 받아 수세에 몰린 가운데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자 국제사회 중재를 받아들였다.
휴전을 선언한 만큼 양측의 무력 충돌은 수습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슬람 성지 알아끄사 사원에 대한 이스라엘 경찰 통제 문제 등을 두고 팔레스타인 여론이 크게 악화됐고, 이스라엘서도 하마스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적개심이 커져 분쟁 뇌관은 여전히 남아있다.
가뜩이나 봉쇄로 식량난과 식수난을 겪는 가자지구가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이했다는 보도 또한 나오고 있다. 현지 보도와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설명을 종합하면, 가자지구 내 담수화 시설이 타격을 입어 25만 명이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 또 19일까지 약 450채의 건물이 파괴 등 심하게 손상됐는데, 이중에는 병원 6곳과 보건소 9곳이 포함된다. 가자지구 내 피란민은 7만 명이 넘는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