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거부자들/조나단 M 버만 지음·전방욱 옮김/336쪽·1만8000원·이상북스
이 책에서 미국 뉴욕공과대 교수(생리학) 출신의 저자는 백신 거부의 역사를 통해 백신 포비아가 만들어진 원인을 추적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최초의 백신 거부 운동은 1853년 영국 정부가 백신접종법을 제정해 생후 4개월 이상의 모든 유아에게 천연두 백신 등의 접종을 의무화한 직후에 시작됐다. 이유는 다양했다. 우선 소의 생체(우두)를 추출해 사람에게 투여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작용했다. 이는 ‘우두를 맞으면 소가 된다’는 웃지 못할 미신으로 이어졌다.
미신에 사로잡히지 않은 지식인들도 백신 거부에 동참했다. 자유주의 세례를 받은 일부 지식인은 국가가 개인의 몸에 관여하는 건 옳지 않다고 믿었다. 대지주였던 존 깁스는 1854년 백신 반대 책자를 내고 “백신접종법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한다. 이 법은 사람들을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어리석은 존재로 취급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백신 거부자가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지 못하는 사람들(장기 이식자, 알레르기 질환자, 영아 등)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높은 코로나19의 경우 이런 위험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