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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원전협력도 논의… 중동-유럽 등 공동진출 모색

입력 | 2021-05-22 06:00:00

[한미 정상회담]
세계 원전시장 장악 中-러 견제 의도… 업계선 소형 원전 분야 협력 기대




21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선 원자력 발전 산업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이 기술 협력을 통해 중동 유럽 등 제3국 원전 사업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원전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전 산업의 경우 한국과 미국의 협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며 “중동이나 유럽 등에서는 원전 건설 수요가 있다. 한미가 손을 잡고 진출하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만큼 가격경쟁력, 품질관리, 시설관리 면에서 우수성을 지닌 나라도 없다. 원천기술, 설계기술의 경우 한국도 수준이 상당하지만 미국도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2015년 11월 개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를 통해 원자력 수출 진흥 및 수출통제 방안 등 양국 간 원자력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 정부는 미국과 기술 및 인력을 공유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국 원전 프로젝트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원자력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한미가 손을 잡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중국 장쑤성 톈완 원전 및 랴오닝성 쉬다바오 원전 착공식을 화상으로 참관하는 등 원자력 분야에서 밀착하고 있다.

원전 업계에선 최근 부상하는 소형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 협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SMR는 대형 원전(1000∼1400MW)의 10분의 1 크기지만 발전용량이 10∼300MW에 달해 효율이 높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미국 SMR 개발사인 뉴스케일에 약 500억 원의 지분투자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중국 러시아가 지배하는 원전 시장에 대해 한미가 SMR 분야나 원전 폐기 시장 등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수주한 원전에 터빈 등 설비를 수출하는 방향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원전 건설 중단으로 초과 공급 상태인 원전 인력을 미국에 지원하는 방안도 선택지 중 하나다.

다만 이런 움직임이 문재인 정부가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전환, 즉 탈원전 정책과 상충된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변종국 bjk@donga.com·박효목 기자 / 워싱턴=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