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5.21/뉴스1
미국을 공식 실무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후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해 백신 및 경제협력, 기후변화 등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두 번째로 개최하는 대면 정상회담이자 외국 정상의 방미 접수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한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개최된 것은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양 정상의 강력하고 확고한 의지를 방증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두 정상은 정해진 의제 없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환담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1950년 미군의 흥남철수 작전으로 부모님을 포함한 피난민 1만4000여명이 안전하게 남한에 도착할 수 있었던 사례 등을 공유하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몸소 체감해 왔음을 강조했다.
이어서 두 정상은 소수의 배석자만 동석한 가운데 한반도 문제, 한미동맹,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진솔하게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 결과를 환영하고, 그간 한미 각급에서의 긴밀한 공조를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한미 간 밀접한 소통과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특히, 미측이 싱가포르 공동성명 원칙 등 기존 북한과의 합의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치켜세우고,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시급성에 공감하고, 동맹과의 공조를 통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남북 간 대화와 협력 추진에 대해 적극 지지를 표명했다.
이어 역내 평화·안정·번영을 위해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각급에서 3국간 협력을 긴밀히 추진하기로 했다. 미얀마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미얀마 시민에 대한 폭력의 즉각적인 중단과 민주주의 회복을 함께 촉구했다.
이후 각측 수행원들이 배석한 확대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간 주요 현안이었던 방위비분담 협상이 신속히 타결된 점을 언급했다. 여타 동맹 현안들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호혜적이고 원만하게 해결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동맹 현안 중 하나로 전작권 전환을 꼽고, 한미동맹의 능력과 태세가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전작권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바이든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또 주한미군 사드기지 장병 복지 및 지상수송 문제의 현실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이 코로나19 위기에서도 호혜적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온 것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향후 Δ공급망 Δ과학·첨단기술 Δ보건·백신 Δ개발협력 Δ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
보건, 기후변화, 민주주의 등 글로벌 도전과제들에 대해서는 유엔과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양국은 지난달 미국이 개최한 기후정상회의와 이달 30~31일 열릴 예정인 P4G 서울 정상회의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회담 말미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회담을 갖고 다양한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가까운 시일 내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도 문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사의를 표하고, “조만간 문 대통령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화답했다.
(워싱턴·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