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거부하는 ‘안면 해방 운동’을 벌이는 미국 의원들이 의회 본회의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기념촬영을 한 사진에 “이제 그만 됐다(Enough is enough)”는 메시지를 올렸다.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것이 미 정부의 방침이지만 의회는 착용 의무화를 고수하고 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워싱턴 특파원
△“I′m done wearing masks.”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을 맞은 사람은 안 써도 된다”고 했지만 민주당 주도의 의회 지도부는 마스크 의무화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의원들의 접종률이 낮고 밀집 상태에서 의사 진행을 하는 의회의 특성 때문입니다. 이전부터 마스크 착용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온 공화당은 “대통령도,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벗어도 된다는데 왜 의회만 고집을 부리느냐”며 반발합니다. 마스크를 거부하는 ‘안면 해방(#FreeYourFace)’ 운동을 벌이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나 이제 마스크 쓰는 거 그만”이라고 선언했습니다. “I′m done” 다음에 진행형(ing)이 나오면 “지긋지긋하다. 더 이상 안 한다”는 뜻입니다.
상점들도 고민이 많습니다.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하지만 백신여권이 통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접종 여부 확인은 손님의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한 상인의 말입니다. 중요한 표현이 2개 나오는데요. ‘Take at their word’는 “그들의 말을 그대로 믿다”라는 뜻입니다. 거짓말이 의심된다면 상대방의 거동을 한 번 더 훑어보며 탐색하겠죠. 그걸 “navigate comfort level(안락 수준을 항해하다)”이라고 합니다.
△“There are vaccines sitting on the shelves. They could have one this afternoon if they want one.”
외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 성인의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은 59%입니다. 미국처럼 백신이 풍족한 나라에서 접종률이 더딘 것은 거부감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후련하게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면 접종률이 올라갈까요. 그렇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한 의료전문가는 “백신은 많다. 오늘 오후라도 맞고 싶다면 맞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안 맞을 사람은 결국 안 맞는다는 것이죠. “재고가 남아돈다”고 할 때 “Sit on the shelf(창고 선반에 앉아있다)”고 합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