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6곡’ 전곡 연주 클라라 주미 강 3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클라라 주미 강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혼자 악기만 들고 가면 성당, 병원 등 어디서나 연주할 수 있다. 평생 함께하고 싶은, 함께해야 할 작품”이라고 말했다. 빈체로 제공
“바흐의 음악에는 규칙이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20대 후반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공부하면서 이 곡들에 끝없는 자유로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뒤로는 제 나름대로 다양한 해석을 펼치는 데 자신이 생겼어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4)이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6곡을 하루 저녁에 연주한다. 3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반주 없이 오롯이 연주자의 내면과 악기만이 대면하는 ‘바흐의 여섯 곡’은 연주시간만 도합 두 시간에 달하며 바이올린이 가진 온갖 기법과 표현력을 동원한 ‘바이올린의 성서’로 꼽힌다. 해외에서도 하루 두 곡이나 세 곡만 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3월 정경화가 통영국제음악제에서 하루에 모두 연주할 계획이었으나 왼손 부상으로 취소한 바 있다. 국내에선 2016년 김수연이 LG아트센터에서 하루에 전곡 연주를 선보인 바 있다.
“바흐의 음악에는 신비한 점이 많아요. 단순한 재료로 무엇보다 단단하고 깨지지 않는 것을 만들었다는 느낌이랄까요. 예술을 넘어 수학적으로도 흠이 없는, 어쩌면 흠조차도 신빙성을 부여받게 만드는 느낌이죠.”
‘두 시간 동안 홀로 바흐’는 부담이 큰 도전일 수밖에 없다. “체력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점이 가장 큰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연습으로 극복하는 방법밖에 없죠. 세부적인 부분들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전체의 호흡을 유지하는 연습은 연주가로서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는 이번 리사이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파고를 겪은 세상에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바흐의 무반주 작품에는 ‘외로움’이나 ‘단절’ 같은 명사가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를 1년 넘게 우리 모두가 함께 겪고 나서 바흐를 들었을 때, 그 광활한 음악은 우리 모두에게 개인적인 느낌으로 다가오고 색다른 공감이 들 것 같아요.”
그는 22세 때인 2009년 동아일보사 주최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내 음악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이듬해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에서도 우승했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굉장히 기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국내보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한 제가 우리나라에서 상을 받은 건 서울국제음악콩쿠르가 처음이었고, 매우 영광스러웠죠.”
3만∼10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