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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1인당 인건비 年2.4%씩 늘때 영업익 1%씩 감소”

입력 | 2021-05-25 03:00:00

한경연, 184개 상장사 5년 실적 분석
2016~2020년 직원 3만5000명↑
삼성전자-하이닉스 빼면 더 심화




2016∼2020년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의 종업원 1인당 영업이익이 연평균 1%씩 감소한 반면 1인당 인건비는 연평균 2.4%씩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16∼2020년 국내 30대 그룹의 상장사(금융업 제외) 184곳의 재무실적 및 인건비를 분석해 발표했다.

우선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838조5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2016년(773조7000억 원)부터 연평균 2%씩 증가한 수치다. 전체 영업이익은 52조6000억 원으로 2016년(52조5000억 원) 대비 연평균 0.1%씩 증가했다.

인건비 증가세는 매출·영업이익 증가세보다 가팔랐다. 전체 종업원 수는 2016년 80만9000명에서 지난해 84만4000명으로 늘었고, 인건비 역시 2016년 59조1000억 원에서 67조7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매년 인건비가 3.5%씩 늘어난 셈이다.

한경연은 재무실적을 총 종업원 수로 나눈 1인당 매출액·영업이익·인건비도 함께 발표했다. 그 결과 지난해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은 9억9382만 원, 영업이익은 6235만 원, 인건비는 8026만 원이었다. 이를 다시 2016년과 비교하면 1인당 매출액(9억5662만 원)은 연평균 1%, 영업이익(6490만 원)은 연평균 ―1%, 인건비(7303만 원)는 연평균 2.4%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조사 대상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착시’를 제외하면 이 같은 경향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실제 두 기업을 제외한 같은 기간 매출액은 연평균 0.7%씩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인건비는 연평균 2.6%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연평균 6.4%씩 감소했다. 종업원 1인당 매출액으로 살펴보면 2020년 9억988만 원으로, 2016년(8억9858만 원) 대비 연평균 0.3%씩 증가하며 비슷했으나 1인당 인건비는 2016년 6748만 원에서 2020년 7361만 원으로 연평균 2.2%씩 증가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30대 그룹 상장 기업들의 1인당 영업이익은 4년 전보다도 다소 하락했는데 1인당 인건비는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며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직무·성과 중심 임금 체계가 보편적인 데 비해 국내 대기업 상당수는 근속연수에 따라 매년 임금이 오르는 호봉급 체계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