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트紙 창간인의 딸 시먼즈 런던시장 재선도전 때 홍보 책임자 작년 4월 득남… 코로나로 예식 미뤄 200년만에 재임 중 결혼 총리될 듯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가 이달 6일(현지 시간) 약혼자인 캐리 시먼즈의 팔짱을 낀 채 영국 런던의 지방의회 선거 투표소에 들어서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7)가 ‘막후 실세’로 통하는 약혼녀 캐리 시먼즈(33)와 내년 7월 30일 세 번째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더선 등이 23일 보도했다. 그가 결혼하면 1822년 로버트 젱킨슨 총리(당시 52세) 이후 200년 만에 처음으로 재임 중 결혼하는 총리가 된다. 2019년 집권 보수당을 이끌고 총선에서 승리한 그는 불신임안 통과 등이 일어나지 않으면 다음 총선(2024년)까지 총리 직을 유지할 수 있다. 시먼즈에겐 첫 결혼이다.
유력지 인디펜던트 창간인의 딸인 시먼즈는 보수당 홍보팀에서 경력을 쌓았다. 존슨 총리가 2012년 런던시장 재선에 도전할 때 홍보 책임자로 영입돼 당 홍보본부장을 지냈다. 2019년 7월 존슨 총리와 함께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입성해 ‘퍼스트 걸프렌드’가 됐다. 두 사람은 2019년 말 약혼했고 2020년 4월 아들을 낳았다. 예전부터 결혼식을 준비해 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미루다 날을 잡았다. 결혼식 장소로는 런던 외곽 버킹엄셔에 있는 또 다른 총리 관저, 켄트의 포트림 자연공원 등이 거론된다. 이 공원은 시먼즈가 홍보책임자로 일하는 야생동물 보호단체가 운영한다.
텔레그래프 등은 최근 총리 측근의 잇따른 사임에 시먼즈가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리 케인 총리 공보담당자가 사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존슨 총리가 케인을 수석보좌관으로 승진시키려 했지만 시먼즈가 반대했고, 암투 끝에 케인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총리의 최측근 도미니크 커밍스 선임보좌관이 지난해 말 갑작스레 사임한 것도 시먼즈와의 권력다툼에서 패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커밍스는 사임 뒤 “총리 관저의 인테리어 비용을 보수당 후원자들이 내도록 하는 안을 총리가 직접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올해 2월 보수당 싱크탱크가 시먼즈의 영향력에 관한 독립 조사를 요구한 것 또한 당내에서조차 시먼즈의 과도한 입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