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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공연 관람비용, 작년 1인당 7만4000원

입력 | 2021-05-25 03:00:00

코로나로 여가시간 늘었지만 문화예술 관람은 줄어…
서울문화재단, 문화향유 실태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길어지면서 행사가 취소되거나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지난해 서울시민들의 문화예술 관람이 크게 줄었다. 공연을 보는 횟수가 줄다 보니 지출 금액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서울문화재단이 ‘2020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올 1월 11일∼2월 10일 서울시민 6413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는 2014년부터 2년마다 한 번씩 진행하는데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자료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위축된 문화예술 관람, 늘어난 여가시간
지난해 서울시민 한 사람당 평균 문화예술 관람 횟수는 4.2회, 지출 금액은 7만4000원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년보다 관람 횟수(6.8회)는 3회 정도 줄었고, 비용(12만 원)은 38%가량 덜 썼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문화예술 관람 위축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문화시설 이용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는 사람’은 절반이 조금 넘는 52%였다. 이 중 72.3%가 ‘방역 지침이 잘 지켜지는 시설이라면 다시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60대 이상 시니어 계층에서의 감소 폭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컸다. 60대의 경우 관람 횟수는 이전보다 55% 줄었고, 지출액도 54%나 하락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을 많이 느낀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 발생 이후 문화시설 이용 시 불안감을 느꼈는지’ 묻는 항목에 대해 전체 연령대의 39.3%가 ‘그렇다’고 답한 것에 비해, 70대는 67%가 같은 대답을 했다.

시민들이 문화 활동을 하는 시간은 줄어든 반면, 여가를 즐기는 시간은 늘었다. 지난해 서울시민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엔 3시간 36분, 주말엔 6시간 30분이었는데, 2018년에 비해 각각 24분, 30분 늘어났다.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면서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들고, 집단 활동보다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화예술 관람이 제한되면서 응답자의 73% 정도가 ‘답답함을 느꼈다’고 했다. 서울문화재단 사이트 가입자의 경우 문화예술 활동 만족도(26.6%)와 행복 정도(6.4%)가 2018년에 비해 각 10.8%포인트, 0.4%포인트 낮아졌다.

○ 관람 경험 많을수록 만족도 떨어져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문화 프로그램이 확대됐지만 오프라인을 대체하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온라인 대체 관람과 방문 관람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시민의 70.6%가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오프라인 공연을 본 횟수가 △10회 이상인 사람들 중에서는 75.2% △2∼9회 72.3% △2회 미만 64.1% 순이었다. 문화시설 등을 많이 이용한 사람일수록 만족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의 64%가 ‘앞으로도 온라인 대체 문화관람 활동 참여 의향이 있다’고 했다.

온라인으로 대체된 콘텐츠를 관람한 경험이 있는 시민들은 39.7%였고 이 중 절반 정도는 ‘공연에 만족했다’고 응답했다. 분야별로는 △아이돌 등 대중문화공연 16.3% △클래식음악공연 13.7% △연극 10.8%에서 경험률이 높았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문화예술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중장기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