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 애니 ‘루카’ 내달 개봉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 화상 간담회
6월 개봉하는 디즈니·픽사의 신작 ‘루카’에서 주인공 루카(오른쪽)와 그의 친구 알베르토가 물속에 숨어 세상 밖을 바라보는 모습. 바다괴물인 루카는 부모님의 반대로 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지만 모험을 즐기는 친구인 바다괴물 알베르토를 만나면서 수면 위로 나와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땅에서 인간과 친구가 되고, 인간의 문화를 배운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6월 개봉을 앞둔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51·사진)의 ‘루카’도 평범함 속 특별함에 주목한, 디즈니·픽사다운 애니메이션이다. 카사로사 감독은 소심한 ‘아웃사이더’였던 유년 시절, 자신과는 정반대로 쾌활했던 친구 알베르토와 어울리면서 틀을 깨 나갔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2011년 단편 애니메이션 ‘라 루나’로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올랐던 카사로사 감독이 4년에 걸쳐 준비한 첫 장편 데뷔작이다.
바다괴물 루카의 변화 과정. 루카는 물속에선 지느러미와 비슷한 파란 머리를 하고 몸은 에메랄드색을 띠지만 물 밖으로 나오면 갈색 파마 머리를 하고 인간의 피부를 가진 소년으로 변한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카사로사 감독은 루카 제작에 영감을 준 감독으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 등을 만든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들었다. 19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랐다는 그는 “미야자키의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아이의 눈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었다. 주변의 모든 사물과 자연을 바라보는 눈이 경의에 차 있다. 숨어서 세상을 빠끔히 바라보는 아이의 사랑스러운 눈이 너무나 좋았다”며 “그걸 표현해 내는 데 있어 처음으로 물 밖으로 나가는 바다괴물이 완벽한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다. 주인공과 함께 관객도 경의에 차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괴물과 인간의 모습을 오가는 캐릭터를 만들어 낸 이유에 대해 카사로사 감독은 “어렸을 때 주변과 섞이지 못했다. 알베르토와는 마음이 잘 맞아 친했지만 저희 둘 다 아웃사이더였다. 꼭 지켜야 하는 비밀을 가진 바다괴물이 10대 초반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을 가장 잘 표현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두 주인공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머리 모양부터 피부색까지 변하는 모습을 구현하는 데에는 위장하는 동물들을 참고했다. 카사로사 감독은 “캐릭터들이 변하는 장면에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주변 환경에 따라 피부색과 질감까지 바꾸는 문어 등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