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가톨릭혈액병원
가톨릭혈액병원은 최근 세계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 9000건을 달성했다. 이 병원은 서울성모병원 3층(외래), 18∼21층(병동)에 각각 위치해 있다. 서울성모병원 가톨릭혈액병원 제공
조혈모세포이식은 크게 조혈모세포를 가족 및 타인에게 받는 동종 이식과 자기 것을 냉동 보관 후 사용하는 자가 이식 두 가지로 나뉜다.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은 동종 이식과는 달리 거부 반응, 이식편대숙주병 등 면역 합병증이 거의 없어 동종 이식에 비해 쉽게 시행할 수 있다. 단, 재발률이 높다.
1985년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성공에 이어 타인 간 조혈모세포이식(1995년), 제대혈이식(1996년), 비골수 제거 조혈모세포이식(1998년), 혈연 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이식(2001년)등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다. 또 2013년 조혈모세포이식 5000건, 2017년 7000건, 2019년 8000건을 달성하는 둥 현재 연간 약 600건의 다양한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역량을 바탕으로 2018년 3월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가 가톨릭혈액병원으로 새로 발돋움했다. 또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 소재 직할 병원인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혈액질환 치료의 삼각벨트를 구축해 의료진과 병상을 통합 운영 중이다.
이 병원에는 호흡기내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과 긴밀하고 정기적인 다학제 협진 체제가 구축되어 있다. 또 질환별 6개 전문센터로 전문화된 곳에서 총 28명(혈액내과 18명, 감염내과 3명, 소아청소년과 7명)의 국내 최대 규모의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다.
“600병상 규모 혈액병원 건립 추진”
김동욱 가톨릭혈액병원장 인터뷰―조혈모세포이식 9000건 달성의 의미는….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는 주로 뼈 속에 있다.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을 만든다. 그런데 조혈모세포의 수가 병적으로 적거나 이들 세포가 암으로 변하면 백혈병 등의 혈액질환이 생긴다. 환자에게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환자의 병든 피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조혈모세포이식이다. 본인의 혈액을 정화해 다시 넣어주는 자가 이식과 다른 사람의 혈액을 이용한 동종 이식이 있다. 우리 병원이 9000건을 달성한 것은 단일기관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지난 2년간 동종 이식 건수로는 약 860건이다. 2등을 하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병원보다 100건이 더 많다.”
―혈액질환은 몇 가지나 되나.
“백혈병만 해도 50여 가지나 된다. 유전자를 분석해 보면 림프종도 50여 가지며, 다발골수종, 그 외 아주 희귀한 혈액질환까지 다 합하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리 혈액병원에서 다루는 혈액질환만 200여 종에 달한다.”
“최근 림프종, 다발골수종 질환들이 많이 늘고 있고, 이러한 질환들은 고용량 항암요법으로 치료하면 효과가 좋다. 덕분에 자가 이식이 굉장히 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조혈모세포이식센터를 보면 자가 이식을 시행하는 비율이 50%가 넘는다. 그러나 우리 병원은 특이하게도 중증의 백혈병 환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타인에게서 받는 동종 이식이 한 78% 정도를 차지한다. 비슷한 수준 규모로 조혈모세포이식을 하는 병원과 비교하더라도 좀 더 고난도의 조혈모세포이식을 훨씬 더 많이 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발전 계획은….
“장기 계획으로는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등 각 병원에 독립된 혈액병동을 독립 통합해 총 600병상의 혈액병원을 세우려 한다. 이곳에서 혈액질환에 특화된 모든 진료과목과 혈액질환에만 집중돼 있는 진료 협진과들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가장 의료 서비스와 시설이 앞서 있는, 그런 제대로 된 제1의 혈액병원을 만들고 싶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