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이첩 받은 기관이 처리하는 것이 원칙" 공수처 "수사하고 재이첩 가능해" 규칙 제정 검찰-공수처 협력 의지도…"조속 안착시켜야"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검찰총장 후보자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사건 유보부 이첩’을 두고 반대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검찰과 공수처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26일로 예정된 검찰총장 후보자 검증을 위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김 후보자는 최근 서면 질의답변서에서 공수처가 제정한 사건사무규칙 중 유보부 이첩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김 후보자는 ‘검찰과 공수처의 관계에서 공소권 유보부 이첩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의 질문에 “이첩의 대상은 사건”이라며 “사건을 이첩 받은 기관은 법령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해당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공수처는 지난 3일 사건 접수 절차와 사건 이첩 기준 등 사건사무처리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 관련 사항을 담은 사건사무규칙을 제정·공포하면서 유보부 이첩 조항을 관련 규칙에 포함시켰다.
관련 조항은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으로서의 사건 이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공수처장은 (사건을 이첩받았던) 해당 수사기관이 수사 완료 후 사건을 수사처(공수처)로 (재)이첩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공수처가 검찰에 사건을 이첩하더라도 기소 여부 등은 검찰이 아닌 공수처가 직접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당시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공수처가 사건을 넘기면서 기소권만 따로 분리할 수는 없다는 것이 검찰 입장이다. 검찰은 공수처가 지난달 사건사무규칙 제정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지만 공수처는 유보부 이첩 관련 조항이 포함된 사건사무규칙을 제정했다.
유보부 이첩 조항을 두고 검찰과 공수처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김 후보자가 검찰에 힘을 실어주면서 두 조직 사이의 갈등은 갈수록 더 첨예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 후보자는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마련된 수사권 조정, 공수처 등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돼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라며 “이를 조속히 안착시켜 국민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수처는 검찰과 협력해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국가 전체의 반부패 대응 역량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설치된 반부패 대응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