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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코로나19 유전자 정보 밝힌 김빛내리 교수

입력 | 2021-05-26 03:00:00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이 마스크를 벗고 171분간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백신 접종을 받은 정상 간의 ‘노마스크’ 회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에서 승리 가능성을 시사한 뜻깊은 장면입니다.

이 회담에서 많은 국민이 백신 관련 내용을 관심 있게 지켜봤습니다. 양국은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더불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한국군 55만 명에게 백신을 제공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정상회담 다음 날인 2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간의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는 백신 개발 및 생산에 협력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을 갖춘 나라입니다. 한미 제약회사 간의 협력으로 한국은 글로벌 백신 생산 기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더불어 mRNA(전령 RNA)로 만들어진 백신입니다. 코로나19의 예방 효과가 뛰어나며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겸 기초과학연구원 RNA연구단장(52·사진)이 대표적입니다. 김 교수는 2018년에 mRNA의 분해를 막는 ‘혼합 꼬리’를 발견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고 최근에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단백질도 찾아냈습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 진단 기술과 치료제, 백신 개발의 길잡이가 됐습니다. RNA는 생명체가 단백질을 합성하기 위해 DNA 유전정보를 그대로 복사한 유전물질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바로 RNA에 담겨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이달 6일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 회원으로 선임됐습니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입니다. 김 교수는 미국공학한림원을 포함한 두 학술원의 회원이 됐습니다. 영국 왕립학회는 1660년 영국 런던에서 창립된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 단체입니다.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 저명한 과학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까지 280여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연 지식의 개선에 심대한 기여’를 기준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매년 62명 이내의 회원을 선발합니다. 그중 외국인은 자연과학 전 분야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10명에 불과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또 어떤 바이러스가 나타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지 모릅니다. 김 교수 같은 연구자들이 계속 나타나야 합니다. 기초과학의 발전에 국가의 역량을 더욱 쏟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