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같은 노트북 갤럭시 북 프로… 충전기 개발자 “실리콘으로 새 시도” 키보드 담당자 “설계에만 8개월”… 360도 회전에 S펜 사용 가능 갤럭시 버즈-탭-워치와 효용성 커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갤럭시 북 프로’ 개발에 참여한 신원준 프로(상품기획), 문정필 프로(충전기 개발), 이동윤 프로(키보드 개발)가 제품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삼성전자 제공
‘진짜 같은 그림, 그림 같은 풍경.’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나 풍경을 목격했을 때 이 같은 역설적인 감탄사가 나오곤 한다. 정보기술(IT) 기기에서도 이 같은 역설을 마주할 때가 있다. ‘노트북 같은 태블릿PC, 태블릿 같은 노트북.’ 노트북은 점점 얇고 가벼워지고, 태블릿 디스플레이는 점차 커지고 블루투스 키보드는 필수품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첫 노트북 언팩(공개행사)을 열고 선보인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도 태블릿 같은 노트북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는 제품이다. 13.3인치 갤럭시 북 프로(868g)는 충전기를 포함해도 무게가 1kg이 채 되지 않는다. 두께도 11mm대로 백팩은 물론이고 서류가방에 넣어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갤럭시 북 프로 360은 회전이 가능하고 ‘S펜’을 사용할 수 있어 270도 정도 접어 텐트처럼 세운 뒤 태블릿처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갤럭시 북 프로를 더욱 태블릿처럼 만드는 건 작고 가벼워진 충전기다. 주렁주렁 들고 다녀야 했던 무거운 기존의 노트북 어댑터 충전기와 달리 갤럭시 북 프로의 충전기는 스마트폰 등의 충전에 사용하는 ‘USB 타입 C’로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충전이 가능하며, 65W 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충전기 개발에 참여한 문정필 프로는 “국제 기준을 충족시키면서 작은 충전기를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실리콘 방열 소재를 사용해 효율을 높였다”며 “전자파 차폐 구조나 질화갈륨 소자 사용 등 안정성과 이동 편의성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서로 비슷해지고 있지만 노트북이 태블릿에 비해 가지는 강점은 바로 키보드다. 문서를 작성할 때의 생산성에 있어서 노트북과 태블릿은 비교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키보드를 누를 때의 소리와 느낌은 노트북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갤럭시 북 프로에 적용된 프로 키보드는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이 느낌을 유지하고 있다.
각 키 아래 적용되는 시저(scissor), 고무 돔 등의 설계를 두께에 맞춰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기 때문이다. 키보드 개발 담당인 이동윤 프로는 “설계에만 6∼8개월이 걸렸다”며 “그렇게 만든 시제품 중 더 많은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모델을 고르기 위해 수백 명을 대상으로 자체 평가를 진행한 끝에 나온 키보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