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연구팀 ‘피드백 정확성’ 실험
직무 수행에 대한 피드백은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연구된 주제로 직원들의 성과 향상에 효과적인 기법으로 검증됐다. 하지만 피드백이 항상 효과적인 것만은 아니다. 효과적인 피드백은 직무 수행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포함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부정확한 피드백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직원이 본인의 실제 성과 수준을 잘 모른다면 부정확한 피드백이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직원이 피드백이 부정확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장기적으로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피드백을 제공하는 관리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이후 정확한 피드백을 주더라도 신뢰하지 않게 돼 업무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부정확한 피드백이 잠재적으로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피드백의 정확도가 직무 수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중앙대 연구팀은 국내 한 종합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피드백의 정확성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성과가 명확한 조건에서 정확한 혹은 부정확한 피드백을 받는 집단, 그리고 성과가 불명확한 조건에서 정확한 혹은 부정확한 피드백을 받는 집단에 무작위로 할당됐다. 그리고 도난 방지 RFID(무선주파수인식) 장치 부착, 바코드 스캔, 도서 포장, 도서 배치 등 가상의 도서 정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성과가 명확한 조건에는 빈 책장에 책을 정리할 때마다 책이 표시가 됐지만, 성과가 불명확한 조건에는 책장이 모두 채워져 있는 상태로 표시돼 정리가 어느 정도 됐는지 알 수 없었다. 정확한 피드백을 받는 집단에는 참가자가 올바르게 작업한 개수 그대로를 서면에 작성해 피드백을 제공했고, 부정확한 피드백을 받는 집단에는 올바르게 작업한 개수에 무작위로 20개를 더하거나 빼 피드백을 제공했다.
직원들이 본인의 업무 성과를 파악할 수 있다면 정확한 피드백을 주는 것이 성과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부정확한 피드백은 성과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정확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반면 직원이 성과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피드백을 준비하는 시간과 노력을 상대적으로 절약해도 된다. 피드백이 다소 부정확해도 정확한 피드백을 제공했을 때만큼이나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ksmoon@cau.ac.kr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