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정책사회부 기자
사람이 질병에 공포를 느끼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고 한다. 질병에 대해 잘 모를 때, 질병으로 많은 사람이 사망할 때, 마지막으로 질병 치료에 많은 돈이 들 때다. 코로나19는 이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질병이 됐다. 위중증 환자는 전체 입원 환자의 2%에 불과하고, 치명률은 먼저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10%,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20%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졌다. 코로나19에 걸린다고 해도 방역조치를 위반하지 않는 한 치료비는 전액 무료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백신 접종 동의와 사전 예약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저하다. 오죽하면 질병보다 백신이 더 무섭다고 하겠느냐”고 전했다.
실제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전히 500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시민 이동량은 ‘3차 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요즘 서울 청계천, 한강 등 주요 나들이 장소를 가보면 밤낮없이 사람이 넘쳐난다. 여럿이 마스크를 내리고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방역에만 의지해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정부는 치료제, 백신 등 코로나19 추가 대응수단을 확보했다. 이미 75세 이상 어르신 등 고위험군 접종으로 최근 한 달간 코로나19 치명률은 0.5%대까지 떨어졌다. 정부 접종계획에 따르면 11월엔 전 국민 70% 이상 접종을 완료해 ‘집단면역’ 상태에 도달한다. 그땐 지금보다 치명률, 위중증률이 더욱 떨어질 것이다.
매일 수백 명을 조사하고, 수만 명을 검사하고, 무증상 환자까지 최소 열흘간 격리치료를 해야 하는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물론 3T 시스템은 지난 한 해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이는 의료진, 공무원, 코로나19 외 다른 환자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공이었다. 코로나19는 493일째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 이상 계속될 것이다. 환자·접촉자 관리체계 역시 거리 두기처럼 ‘지속가능한’ 개선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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