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DB
양승동 KBS 사장의 해임안이 이사회에 상정됐지만 부결됐다. KBS 이사 11명 가운데 야권 추천 3명인 황우섭 서재석 서정욱 이사는 2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양 사장의 해임안을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사회는 비공개 논의로 결정한 뒤 양 사장의 해임안을 의결 안건으로 상정했다.
야권 추천 이사들은 양 사장이 올해 4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1심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KBS의 신뢰를 추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앞서 법원은 2018년 양 사장 취임 후 이른바 적폐청산 명목으로 출범시킨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의 운영규정이 징계시효가 지난 대상자도 조사할 수 있는 규정을 포함시킨 점 등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내용으로 취업 규칙을 변경했다고 판단했다. 이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 법원은 양 사장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야권 측 이사들은 또 양 사장 재임 기간에 아나운서가 뉴스 원고를 정부에 유리한 쪽으로 임의로 고쳐 읽는 등 방송 공정성이 훼손된 점도 해임 사유로 들었다. 양 사장 취임 후 3년 연속 사업손실을 낸 것도 양 사장의 해임 사유에 포함됐다. 황 이사는 “KBS 매출액 대비 순이익 비율은 2019년 0.12% 2020년 2.40%이다. 이는 영업수익성이 거의 없다는 의미로 KBS가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