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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스쿨존 사고… 인천경찰청,교통안전 대책 강화한다

입력 | 2021-05-27 03:00:00

민식이법 시행 후 교통사고 증가
통학시간대 화물차 통행 일시 제한
과속방지턱 등 안전시설 추가 계획



인천 서구 검암동 간재울초등학교 앞 도로에 설치된 횡단보도에서 경찰관이 길을 건너는 어린이들을 위해 교통지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인천경찰청 제공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차량 운전자의 안전의무를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인천지역 스쿨존에서 여전히 보행자가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인천지역 스쿨존에서 보행자 사망 사고가 2건이나 발생했다. 11일 스쿨존에서 30대 주부가 길을 건너다 숨지는 교통사고가 났다.

이날 서구 마전동 한 스쿨존에서 딸(4)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기 위해 손을 잡고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주부 A 씨(32)를 B 씨(54)가 몰던 소형 승용차가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 씨의 딸도 바닥에 넘어져 다리뼈가 부러졌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사고 당시 신호등이 없는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다가 길을 건너던 A 씨를 친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경찰에서 “사고 발생 3일 전에 왼쪽 눈을 수술해 시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A 씨 모녀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3월 18일 오후 1시 50분경 중구 신흥동 신광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수업을 마치고 횡단보도를 혼자 건너던 초등학생 C 양(10)이 25t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인천의 스쿨존에서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었다. 당시 화물차 운전사(65)는 ‘도로 오른쪽 가장자리를 서행하면서 우회전을 해야 한다’는 도로교통법 규정을 어기고 직진 차로인 2차로에서 불법 우회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에서는 민식이법이 시행된 뒤에 오히려 스쿨존에서 교통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난해 3월부터 올 4월까지 인천의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120건이다. 이 기간에 12세 이하 어린이 1명이 숨지고, 성인을 포함한 142명이 다쳤다. 반면 민식이법이 시행되기 이전인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교통사고 108건이 발생해 127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없었다.

이에 따라 인천경찰청은 종전에 비해 강화된 교통안전 관리대책을 시행하고 나섰다. 우선 C 양이 숨진 신광초교 앞 스쿨존에서 어린이 통학 시간대 화물차의 통행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이 스쿨존 주변에 화물차 우회도로를 만들기로 했다.

또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 260여 곳에 차량의 과속을 단속하는 무인 교통단속 장비를 현재 151대에서 233대로 확충한다. 길을 건너는 어린이를 위해 횡단보도 앞 대기공간에 노란색으로 조성한 ‘옐로카펫’은 179곳에서 257곳으로 늘린다.

이 밖에 과속방지턱이나 안전펜스, 횡단보도 투광기 등과 같은 교통안전시설도 추가로 설치할 방침이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교통약자인 어린이들이 스쿨존에서 희생되지 않도록 교통안전대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