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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로나 직원 1명 구하라” 인도 날아간 앰뷸런스

입력 | 2021-05-27 03:00:00

LS전선 현지 직원 위독하자
3억 들여 의료수송기 후송작전
17일 완치 퇴원 차장 “회사에 감사”




“확진자 여러 명을 한 방에 모아놓으니 회복될 기미가 안 보였습니다. 이대로 끝인가 생각하고 있을 때 현지 법인에서 얘기하더라고요. ‘에어앰뷸런스가 오고 있다’고.”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LS전선 손모 차장(47)은 지난달 말 상황에 대해 이같이 회상했다. 올해로 3년째 LS전선 인도 현지 법인에서 전력 케이블 영업담당으로 근무 중인 그는 지난달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루 수십만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인도는 방역이 무너지고 있었다. 올해 2차 유행이 시작된 뒤 사무실, 공장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터져 나왔고, 손 차장도 결국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지 병원에 입원했지만 의료진도 부족하고, 코로나19 확진자를 한 병실에 몰아넣는 등 열악한 환경이었다. 손 차장의 상태는 이달 3일 들어 산소포화도가 85∼90%에 달하는 등 호흡이 어려운 중증으로 악화됐다. 인도 내 코로나 확산세로 가족들도 한국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손 차장의 마음은 어두워져 갔다.

한국에 손 차장의 위급한 상황이 전해진 것은 이달 5일. 어린이날이었지만 LS전선 최고경영자(CEO) 명노현 사장과 최고보안책임자(CSO)를 맡고 있는 주완섭 전무가 참여하는 긴급 대책회의가 곧바로 열렸다. 곧 결론을 냈다.

“비용이 얼마가 들어가도 좋으니 손 차장을 치료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해야 한다.”

명 사장의 지시와 함께 비용 3억 원이 든 ‘에어앰뷸런스 이송 작전’이 결정됐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 탓에 에어앰뷸런스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현지 법인과 본사 직원 10여 명이 휴일 없이 뛴 결과 8일 오후 독일에 있던 에어앰뷸런스와 이송팀이 인도 델리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손 차장은 에어앰뷸런스를 타고 9일 오전 3시 43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해 바로 인하대병원에 입원했고, 위급한 상황을 넘긴 그는 17일 퇴원했다. 손 차장은 “인도 병원에서 나갈 수 있을까 눈앞이 깜깜하던 차에 예상치 못한 회사의 배려로 살았다.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