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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치적 중립 우려 못 씻고, 전관특혜 논란만 키운 김오수

입력 | 2021-05-27 00:00:00

뉴스1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는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라임·옵티머스 운용사와 운용사 측의 사기를 저지른 사람들은 변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무차관 퇴임 뒤 변호사로 활동할 때 라임·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금융회사 관련 사건을 수임한 것에 대한 해명이다. 정치적 중립에 관해서는 “검찰 구성원들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라임·옵티머스 관련 발언은 윤리의식을 의심케 한다. 해당 금융회사들이 라임·옵티머스 펀드를 설계하고 운영하지는 않았지만 고객에게 직접 판매를 했기 때문에 이 사건에서 상당한 책임이 있다. 고위 검사 출신으로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수천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금융범죄 관련 변호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 그런데도 김 후보자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변론 내용을 설명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서울변협이 수임 자료를 국회에 제출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김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인식도 우려된다. 김 후보자는 ‘현 정부가 다른 정부에 비해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을 수사하자 법무부가 작년 1월과 8월 수사라인을 교체했고, 월성 원전 조기 폐쇄 의혹을 수사할 때는 여당 대표까지 나서서 ‘수사권 남용’이라고 압박하는 등 현 정부가 공정성 및 중립성 시비에 휩싸인 사례가 적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 22개월간 법무차관으로 재직할 당시 여권의 무리한 검찰 흔들기에 침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검찰총장은 역할과 위상이 법무차관과 다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을 더욱 중시해야 하고, 도덕성에 대한 자기기준도 보다 엄격해야 한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 우려를 씻어낼 신뢰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라임·옵티머스 사건 관련 해명은 구차한 변명에 가깝다. 검찰의 수장부터 중립성과 도덕성에 대한 소신을 확고히 하는 게 검찰이 바로 서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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