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가입 연령을 낮추자는 논의는 최근 몇 년 사이 스웨덴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이른바 유스퀘이크(youthquake) 추세와 맞물려 있다. 유스퀘이크는 ‘젊음(youth)’과 ‘지진(earthquake)’의 합성어. 젊은이들의 행동과 영향력에서 발생하는 중대한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변화를 말한다. 이는 20대 의원, 30대 총리 등의 출현으로 이어졌고 우리나라도 10대부터 자연스럽게 정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주장이 분출된 것이다.
▷최근 부패스캔들 위증 의혹으로 곤경에 처하긴 했지만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35)는 전 세계 현직 국가수반 중 최연소다. 중도우파 국민당 당원으로 정당 활동을 시작했다는 그는 “17세 때 정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아이디어와 비전을 공유하고 구현하는 것이 즐거웠다”고 했다. 쿠르츠 총리에 앞서 최연소 총리 기록을 갖고 있었던 핀란드 산나 마린 총리(36)도 스무 살 무렵부터 사회민주당에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핀란드에선 15세 이상부터는 정당의 청년 조직에 가입할 수 있으며 부모 동의가 있으면 13세에도 가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등은 대부분 당원 가입 연령이 선거 연령보다 낮다.
▷21대 총선 결과 40대 이하 청년 의원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국제의원연맹 자료에 따르면 121개국 중 118위로 최하위권이다. 20, 30대는 물론 요즘은 10대들까지 기성세대가 장악하고 있는 정치판에 숨 막힌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 정당 역사가 깊은 유럽 국가들과 정치 토양이 다르긴 하다. 선진 사례 연구와 함께 합리적인 토론 프로그램 개발 등이 모색돼야 한다. 16세면 고등학교 1학년인데 무슨 정당 활동을 하느냐는 건 시대착오적 생각이 아닐까 싶다.
정용관 논설위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