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매체 ‘25년 뉴요커’를 관광객 묘사 아시아계 비하 ‘째진 눈’도 그려 양 “날 외국인으로 보는 건 잘못” 해당언론 “뉴욕 관련 식견부족 풍자”
미국 뉴욕시장 후보로 나선 대만계 앤드루 양을 관광객처럼 묘사한 뉴욕데일리뉴스의 만평. 사진 출처 AAPI 트위터
미국의 한 일간지가 이번 뉴욕시장 선거의 유력 후보인 앤드루 양(46)을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뉴욕에서 25년을 살아온 대만계 미국 시민인 그를 아시안 관광객처럼 묘사한 게 문제가 됐다.
뉴욕데일리뉴스는 24일 만평에서 양 후보가 맨해튼 관광 명소인 타임스스퀘어 지하철역에서 두 팔을 치켜든 채 뛰어나오는 장면과 이를 본 여행 기념품 가게 상인이 “(팬데믹 이후 사라졌던) 관광객이 돌아왔다”고 말하는 모습을 담았다. 양 후보의 눈은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비하할 때 자주 사용하는 째진 모습으로 그렸다. 양 후보를 뉴욕 시민이자 시장 후보가 아닌 관광객인 것처럼 풍자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양 후보의 아내인 에벌린(40)은 트윗과 기자회견을 통해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내 눈을 믿을 수가 없다. 나와 아이들이 뉴욕에서 태어났고 앤드루도 25년을 여기서 살았는데 그를 관광객으로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에벌린은 “우리는 헬스키친에서 15년 이상 살았기 때문에 타임스스퀘어가 집에서 매일 가는 지하철역”이라며 “이게 왜 카툰의 소재가 됐느냐. 이것이 왜 웃기냐. 이는 인종차별적”이라고 했다. 양 후보는 최근 방송에 나와 뉴욕 지하철역 중 타임스스퀘어역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시민은 관광객이 바글거리는 이곳을 좋아하는 앤드루 양이 진짜 더 관광객 같다고 조롱했다.
뉴욕시장 민주당 경선은 다음 달 22일로 양 후보는 에릭 애덤스, 캐스린 가르시아 등 다른 후보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 후보는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도 참여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