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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경화증, 장애 남을 수 있어 조기 진단 중요

입력 | 2021-05-27 03:00:00

[전문의 칼럼]김우준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눈-척수-뇌 신경에 염증 발생
약물치료로 질병 진행 최소화




김우준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5월 30일은 ‘세계 다발경화증의 날’이다. 다발경화증국제연맹은 2009년 세계 다발경화증의 날을 제정해 다발경화증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높이고 환자들에게 질환 극복의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발경화증 환자는 세계적으로 약 280만 명, 국내에 약 2500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환자 수는 적지만 최근 유병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 20∼40대 나이에 발병하고, 잘 치료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남겨 개인적, 사회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질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다발경화증은 뇌신경, 척수신경, 시신경 등에서 발생하는 자가면역 신경 염증성 질환이다.

시신경에 염증이 발생하는 시신경염은 다발경화증의 경과 중 가장 흔한 증상이다. 대부분 며칠에 걸쳐 한쪽 눈의 시력이 저하되며, 드물게는 양쪽 눈의 시력이 거의 동시에 혹은 1, 2일 간격으로 저하될 수 있다. 또 척수 신경에 염증이 발생하는 급성 척수염으로 인해 몸통과 팔다리의 근력 및 감각 저하, 통증, 대소변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병소가 뇌에 발생하면 팔다리의 근력 저하, 발음 장애, 삼킴 장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질병의 경과 중 피로, 인지기능 저하, 우울감 등의 만성 증상도 흔하다.

다발경화증은 특징적으로 재발과 완화를 반복한다. 초기에는 증상이 발생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장애가 남지 않고 호전되지만 재발할수록 신경 세포의 손상이 축적돼 영구적인 장애가 진행될 수 있다.

다발경화증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없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로 질병의 진행을 억제해 장애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증상이 발생한 급성기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제 투여 또는 혈장교환술 등의 치료를 통해 중추신경계의 염증 반응을 최대한 억제한다. 예전에는 다발경화증에 사용할 수 있는 약의 종류가 매우 적었지만, 최근 경구제, 자가주사제, 단클론 항체 등 다양한 기전과 투여 경로를 가진 약제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환자들의 예후도 개선되고 있다.

치료 환경은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다발경화증 환자들이 많다는 점이 안타깝다. 다양한 증상이 발현되다 보니 다른 신경계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흔하다. 세계 다발경화증의 날을 계기로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서 환자가 조기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을 받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