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삶’ 다룬 소설 2종 전체 베스트셀러 1, 2위 올라 2030 여성들 “공감과 위로”
고단한 사회생활을 한다면 한 번쯤 삶을 돌아보며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인생이 달라졌을까’ 하는 공상에 빠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선택을 했겠지’ 하는 후회가 쌓여 우울감으로 번지기도 한다.
‘우울한 어른들’의 삶을 다룬 판타지 소설이 2030 여성 독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최근 서점가를 휩쓸고 있다. 26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기준 전체 베스트셀러 1위는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 2위는 영국 소설가이자 동화 작가인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인플루엔셜)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삶에 지쳐 자살을 기도한 주인공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도서관에 들어가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곳에서 주인공은 수만 가지에 이르는 자기 삶의 다른 버전을 열람한다. 이를테면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은 삶, 직장에 다니는 대신 남편과 시골에서 작은 펍을 운영하는 삶을 이 도서관에서 살아볼 수 있다. 주인공은 이를 통해 후회로 점철된 자신의 원래 삶도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지난해 7월 출간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10주 만에 다시 1위에 오를 정도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20대 여성의 구매 비율이 23.1%로 가장 높았고, 30대 여성도 21.1%다. 꿈을 판매하는 신비한 백화점을 무대로 한 이 책은 소량 입고된 예지몽에 고객이 몰리는 상황을 통해 현재의 삶이 실망스럽고 불안한 사람들의 모습을 다뤘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자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방송에 소개되거나 다른 소설과 차별화되는 마케팅을 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순위에 올랐다”며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소설들이 최근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