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진 vs 중진 당권갈등 번져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전이 차기 대선주자들과 연계된 계파 대결 양상으로 확산되면서 전당대회의 여진이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 선출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내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에 중진 후보들은 26일 ‘유승민의 당권 장악’을 비판하고 나섰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측도 “이준석으론 통합이 어렵다”고 지원사격을 하면서 하루 종일 난타전이 벌어졌다.
○ 이준석 “유승민 대통령 만들겠다” 발언 논란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 계파의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 안철수가 과연 (국민의힘으로) 오겠는가. 국민의힘이 모든 대선주자에게 신뢰를 주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 전 최고위원이 2019년 12월 여성신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21대 국회(총선)에서 압승해서 ‘유승민 대통령’을 만들고 하태경 의원과 같이 좀 세상을 멋지게 바꿔보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당 안팎에 회자되기도 했다.주호영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 여론조사가) 우리 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11번이 있었다. 너무 과도하다”면서 “누군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퍼트리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공개된 장을 펼쳐 경쟁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외부 대선주자 참여론을 펼쳤고,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정권교체를 논해야 할 때 세대교체를 논하고 있다”며 유승민계를 겨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측도 대선 경쟁자가 될 유 전 의원에 대한 사전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외관은 청년이지만, 기득권 정신으로 가득 찬 모습”이라며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야권 통합을 이뤄내길 기대할 순 없다”고 했다.
○ 유승민계 “친이 친박이 주호영·나경원 도와”
유승민계에 대한 파상 공세가 이어지자 이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은 친박(친박근혜), 친이 프레임으로 반격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구 친박계의 전폭 지원을 받고 있는 나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오는 걸)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고 페이스북에 적었고, 김 의원은 “계파정치 주장은 이제 흉가에서 유령을 봤다는 주장”이라고 반격했다.국민통합연대의 움직임에 대해 김 의원은 “정작 계파정치는 따로 있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캠프 박종희 선대본부장은 “계파정치 프레임 덮어씌우기야말로 전형적인 구태정치요 청산돼야 할 공작정치”라고 반박하는 등 공방이 오갔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이틀간 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예비경선을 진행한다. 8명의 당 대표 후보 중 3명이 ‘컷오프’되는 예비경선 결과는 27일 오후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