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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與 “종부세 증가분 절반, 임대주택 등에 쓰자”… 지자체 반발할듯

입력 | 2021-05-27 03:00:00

당내 종부세 완화 반대 움직임에 부동산특위, 주거안정 활용 제안
1조 안팎… 지자체 재정악화 변수
당정 ‘집값 상위 3%에 종부세’ 검토
이르면 31일 재산세 완화안 발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급증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관련해 늘어난 종부세 세수의 절반을 임대주택 건설 등 서민 주거 안정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위의 종부세 완화 움직임이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중심으로 한 당내 반발에 부닥치면서 종부세 사용처 변경 등을 통해 돌파구 확보에 나선 것. 다만 종부세가 지방자치단체 재정으로 쓰이고 있어 지자체장들의 강한 반발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이 변수다.

○ 민주당 특위 “종부세, 주거 안정에 쓰자” 제안

당정은 26일 오후 비공개 당정 협의를 갖고 재산세,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가장 첨예한 쟁점인 종부세와 관련해 특위는 “종부세 세수 일부의 사용처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당초 부동산 특위는 급증한 종부세수 전체를 주거 안정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목적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특위 내에서도 지방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증가분의 절반을 주거 안정 목적에 사용하도록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부세는 중앙정부가 걷어 전국 지자체에 교부한다.

특위가 새로운 종부세 세수 활용 방법을 검토하고 나선 건 해마다 걷히는 종부세 액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1조7000억 원이던 종부세 세수는 지난해 3조6000억 원까지 늘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종부세 세수가 6조 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종부세의 사용처를 명확히 해 조세 저항을 줄인다는 측면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특위의 구상이 현실화되면 내년에는 종부세 세수 중 1조 원 안팎을 임대주택 건립 등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여권 내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여권 대선 주자인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6일 주택정책과 관련해 “다주택자가 낸 종부세를 무주택 청년과 1인 가구의 주거 안정에 쓰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방 재정으로 쓰이는 종부세를 중앙정부가 사용할 경우 지자체의 강한 반발이 뒤따를 수 있다. 종부세는 사용처가 정해져 있지 않아 각 지자체는 복지 재원이나 교육 예산 등으로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서울의 한 구청장은 “재산세 완화에 더해 종부세 일부를 중앙정부가 가져가면 지자체는 살림을 줄여야 하고, 자연히 복지 예산 등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무주택자, 저소득층이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특위의 제안에 지자체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는 강하게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종부세 세수 증가분 활용은 세수 증가를 전제로 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앞으로도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특위 관계자는 “집값 하향 안정화라는 정부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고, 장기적인 주거 안정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 당정, 이르면 31일 부동산정책 발표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당정 협의 내용을 토대로 27일에는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부동산정책의 세부 내용에 대해 논의한다. 의총에서 가닥이 잡힌다면 30일 열리는 고위 당정청 회의를 거쳐 이르면 31일 재산세 완화 방안 등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당정은 종부세와 관련해 △기준금액 9억 원→12억 원 상향 △주택가격 상위 2∼3%로 제한 △고령자 납부 유예 △공정시장가액비율 90%로 동결 등 4가지 방안을 논의했다. 종부세 부과 대상을 최상위 고가 주택으로 한정하는 방안은 당초 주택가격 상위 1∼2%가 거론됐지만 “대상이 지나치게 한정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3%까지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양도세는 1주택자 비과세 기준을 12억 원으로 상향하는 대신 양도차익별로 공제율을 30∼80%로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세는 감면 기준을 현행 공시가격 기준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리고 세율은 0.05%포인트 낮추는 단일안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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